가을 단상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지는 해를 안고 간다. 눈은 부시지만 역광은 사물들을 너무나 아름답게 한다. 산모롱이를 돌 때마다 하늘거리며 서있는 마타리가 너무 이뻐서 가는 길에 카메라를 들다. 저녁 햇살 곱게 받는 마타리는 만나지 못 하고 대신 낮추고 집중해야 볼 수 있는 다른 많은 것들을.. 그냥 쓰는 글 2009.09.03
여름방학이 끝나다. 오늘로써 여름방학이 끝나다. 이번 방학이 참 길었다는 느낌이다. 지루했다는 느낌이 아니라, 아주 마디다는 느낌이다. 이런저런 일들이 많았고, 마당일은 지난 해보다 훨 줄어 들었고, 이사온 후 제대로의 여름을 느끼면서 보낸 것 같다. 게다가 기원이와 이틀 걸었던 일로 많이 행복했고, 그 때문에 .. 그냥 쓰는 글 2009.08.24
[스크랩] Re:책 읽어주는 여자 ㅋ - 태백산맥을 읽다가... 태백산맥을 88년도에 읽었습니다. 89년도에 내 삶에서 아주 큰일이 있었지요. 그런데 그것을 감내하도록 나를 용감하게 만든 게 바로 '태백산맥'과 한겨레 신문이었다고 지금도 생각합니다. 88년도에 개미주주들을 모아 편집권이 독립된 제대로 된 신문을 만들자는 노력으로 한겨레가 창간되었지요. (.. 그냥 쓰는 글 2009.06.21
우리가 바라는 대통령 모습 아침 먹으면서 뉴스 보다가 '대통령이란 사람이 뭘 하는지.... 남북관계를 걱정을 하나, 노동자들 걱정을 하나...' 하고 옆에서 혼잣말처럼 한다. 걱정을 하는 게 아니라 남북문제도, 노사문제도 더 시끄러울수록 좋아하지 않을까? 그러다 갑자기 고민하는 대통령, 진정성을 가진 대통령.....을 생각하며 .. 그냥 쓰는 글 2009.06.16
[스크랩] 낙관 자랑? 모두들 낙관 자랑을 디따 하는 바람에 저도 하고 싶었지요. 나이 쉰을 넘어도 남들이 자랑하면 나도 하고 싶어지는 건 한참 덜 되었다는 표이겠지요? 그래도 하고 싶으니 덜 되긴 한참 덜 되었나 봅니다. 저는 붓글씨는 대학 가서 눈꼽만큼 밖에 못 배워 낙관같은 것 아무도 안 만들어 주었지요. 그래서.. 그냥 쓰는 글 2009.06.08
희호재표 참기름! 풀 뽑는다고 산에도 안 가고 햇살 무서워 잠시 들어앉아서 희호재표 깨를 볶고 참기름을 짭니다. 고소한 냄새를 맡으시는 분은 마음껏 드시어요. 무슨 이야기냐구요? 저 아래 공산님의 글에서 공산님이 희호재표 참기름을 짜서 적어도 바람재 식구들에게는 돌려야 한다고 하셨지요. 그래서 할 수 없이.. 그냥 쓰는 글 2009.06.07
[스크랩] 가을하늘은 삐졌습니다. 산골짝에 갔다와서 나무꾼은 저 샘 날까봐 재밌던 일은 생략하고 재미없었던 척 이야기를 해주었지요. 어진내님이 나무꾼 보고 태우러 오라고 했다는 이야기에서는 쌤통 날려고 하다가 말았구요. 에이, 어진내님이니 봐주어야지 하고 생각했지만 표정을 못 숨기고 드러내었는지 나무꾼이 낭개님과 .. 그냥 쓰는 글 2009.06.02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을 마치다. - 노짱!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당신은 떠나셨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밥을 먹고, 웃고, 이야기하고, 산에도 가고, 사진도 찍습니다. 그러면서 주제넘게도 나는 마치 피붙이를 잃은 것처럼 ‘그래도 우리는 이렇게 할 수 있구.. 그냥 쓰는 글 2009.05.28
비 오는 날에.... 글에 달린 댓글들에 대한 답글로. 오늘은 비가 그쳤습니다. 제가 올려놓고도 민망해져서 답글도 못 달았습니다. 펼쳐놓을 이야기가 많지만 쑥스러워서 더는 못 하지요. 오랫동안 서로 보면서도 드러내어 표현하지 않았기 때문에 결혼하고서도 할 이야기가 참 많았지요. 저녁 먹은 자리에서 커피 한 잔 하면서 시작된 '그때 이랬잖아, .. 그냥 쓰는 글 2009.05.22
비 오는 날에 생각나는 옛날 이야기 마당 있는 집으로 이사한 후 달라진 것 중 하나는 비가 오면 즐겁다는 것이다. 잔디를 심고, 나무를 심은 후엔 매일 물을 주어야 하는 줄 알았으니 물 주는 것이 장난이 아니었다. 그러니 비가 오면 저녁 시간이 여유로워진다. 꽃씨를 뿌리고, 모종을 옮기고 나서도 매일 물을 주는 우리를 .. 그냥 쓰는 글 2009.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