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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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고 슬픈 제주도

제주도 여행을 다녀 왔습니다.5년 가까이 함께 하고 있는 독서모임 식구들 네 명이서 엄두를 내었습니다.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를 읽고나서부터 '가자' 했지요.그래서 이번 여행은 4.3 유적지를 중심으로 다녔습니다. 첫날(1~4번째 사진)은 함덕 해수욕장에 차를 세워두고 택시로 이동하여 '순이삼촌'에 나오는 실제 학살 장소인 북촌초등학교와 그 주변 아기돌무덤 등과 너븐숭이 기념관을 돌아보고, 인근의 자그마한 서우봉 둘레길을 걸었습니다.산길을 내려오며 바라본 함덕 해수욕장도 북촌초등학교와 같은 학살의 현장이었지만 눈부시게 평화로웠지요. 둘째날(5~7번째 사진)은 여행 전부터 '영실, 영실...' 하신 샘 덕분에 영실에서 윗세오름으로 올라 어리목으로 내려왔습니다. 6월이 되어야 만개할 진달래, 오백나한..

5월입니다.

(지난 5월 4일에 페북에 쓴 글)홀딱벗고새(검은등뻐꾸기)는 5월이면 어김없이 자신의 존재를 알립니다.어제 마당에서 나무를 옮기고 개나리 전지를 하고 풀을 뽑는 사이'홀! 딱! 벗! 고!' 4음절의 그 소리를 들어서 반가웠지요.5월 한 달을 울고나면 6월엔 딱 사라졌는데 두어 해 전부터는 6월이 되어도 들려서 이것도 기후 변화 때문일까 궁금했습니다.오래 전 누군가는 어린 날 5월쯤이면 딱 학교가 가기 싫었다고... 그런데 저 새가 대문께에서 '학! 교! 가! 자!' 하고 울었다고 그랬지요.오늘 아침 남편이 식전에 마당의 잔디를 깎았습니다.끝나려면 멀었고 저는 저대로 일이 있어 간식을 차리려다 아침을 준비했습니다.땀도, 잔디 먼지도 묻힌 채로 들어오기 힘들 거 같아서 작은 사이드테이블을 마당으로 옮겨 차..

희호재 이야기 2026.05.22 1

('벚꽃엔딩'을 들으며 씁니다.)

(지난 4월 6일에 페북에 올린 글)오후 시간..강변대로로 들어서는 순간 인도에 벚꽃이 가득 떨어져 있는 것이 눈에 들어 왔습니다. 어딘가에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대신...볼일을 보고 돌아오는 길에 친구를 나오라고 해서 태웠지요. 덕분에 강변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싸락눈처럼 떨어진 꽃잎들을 밟으며 8차선 도로 양쪽의 긴 벚꽃길을 같이 걸었습니다. 친구가 슬세권(슬리퍼 신고 만날 수 있는 거리)에 있음을 새삼 감사한 날입니다.

3박4일의 제주도 여행

친구가 옆지기를 여의었다.스물 세 살 맞선 자리까지 따라가 같이 본 사람과 결혼을 하고 45년을 살아온 속내를 다 아는 내 가장 오랜 친구이다.마지막 6년은 끝없는 병 수발로 친구는 반 의사가 되었고 그만큼 힘들었다. 이제 외롭지만 조금은 자유로와진(?) 친구와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다. 서로 너무 익숙하고 잘 알아 아무 것도 불편하지 않은 친구와 온전히 함께 지낸 시간이었다.대학 3학년 가난한 날에 여행 가서 초코파이와 바밤바로 끼니를 떼웠던 기억과 결혼 후 늘 바빴던 친구와 적어도 1년에 하루는 함께 지내려고 어렵게 그 하루들을 만들었던 기억들을 다시 나누는 시간이기도 했다. 첫날은 게하에서 멀지 않은 올레 5길의 일부인 남원큰엉해안경승지에서 시작하여바다를 낀 해안가와 숲길과 마을길 일부를 걸어 영화 ..

작품 '영웅' - 김하종 신부님

(9월 21일 다녀와 페북에 올린 글)지난 일요일엔 성당에서 단체로 서울 쪽 성지순례를 다녀 오다.명동성당과 새남터, 절두산, 서소문 밖 네거리 등의 순교성지를 다녔다.천천히 하나하나 새기며 보기엔 일정이 너무 빠듯하여 마음에 깊이 들어오지 못 하였는데 찍은 사진들 중에 특별한 사진이 하나 있다.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 지하 3층 하늘광장 야외전시장 한쪽에 사람 키의 몇 배가 되는 길고 가느다란 막대기같은 작품이 서 있었다.그 앞에서 해설사가 '영웅'이란 작품이라며 김하종 신부님 이름을 말하였다.그렇지만 제대로 들리지 않았고 살아있는 분을 상징하는 작품을 만들지는 않을 듯하여 돌아와 전화로 물어 보았더니 아니나 다를까...그분만의 상징 조형물은 아니지만 작가분(이환권)이 작품의 영감을 김하종 신부님에게서 얻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