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호재 풍광 및 짓는 과정

어느 평화로운 날의 오후

가 을 하늘 2021. 7. 9. 21:49

지금 희호재에 거주하는 식구는 여섯입니다.

ㄴㅁㄲ과 저 말고도 놀고먹는 녀석들이 넷이지요.

매여 있는 랑이와 빈이, 그리고 자유의 몸인 얄진이와 둥이입니다.

얄진이는 실내, 외 어디나 맘대로 다니는, 세수를 열심히 하는 깔끔 냥이지요. 

둥이는 얄진이의 새끼로 태어나 9살이 된, 반경 2,3 미터 밖으로만 도는 녀석입니다.

타고난 그 경계심 때문에 중성화 수술을 못해 주었더니 뻑하면 어디 가서 터지고 옵니다.

오직 관심사는 붕가붕가이기 때문입니다.

세수라곤 안 하는지 흰털이 재색이 되어가는 둥이가 어느 날 노란 고양이 한 마리를 데리고 왔답니다.

그리곤 밥만은 얄진이에게도 양보 안 하는 녀석이 밥까지 내어주며

밥 먹는 노랑이 목덜미를 물고는 시도때도 없이 그것도 등따리에다가 붕가붕가 놀이를 합니다.

 

그러다 슬며시 노란 고양이 한 마리가 두 마리가 되고 세 마리가 되었습니다.

때 되면 몰려와 밥을 얻어먹고 심지어 아래채 옆 선반에서 오수를 즐기기도 하지요.

밥을 주다가 내쫓을 수도 없어 좀 저렴한 사료를 주문해서 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제 오후 거실에서 신문을 보다가 고개를 돌렸더니 대문께의 풍광이 가관이었습니다.

얄진이는 제 옆에서 자고 있는데 희호재 마당을 객들이 완전 점령하곤 이렇게나 여유로웠습니다.

 

 

 

 

덕분에 이사 오던 해에 담아둔 사진이 생각나서 찾아 보았습니다.

 

 

 

다들 노란색 혈통을 유지하고 있는 게 신기합니다. 

지금 마당에 온 녀석들이 13년 전의 이 녀석들의 손자에 손자쯤 될까 하고 쓸데없는 생각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