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침,
식전에 꽃밭의 풀을 뽑다가 햇살이 눈부셔서 카메라를 들었습니다.
역광은 세상을 이렇게 빛나게 해줍니다.
사진을 정리해서 올리려고 보니 봄이가 떠난 슬픈 소식이 바로 아래에 있어 하루를 기다렸다가 이제 올립니다.
사진을 찍고는 '눈부신 아침 햇살에...'로 시작하는 양희은의 '일곱 송이 수선화'를 종일 흥얼거렸습니다.
생각해 보니 이렇게 즐거운 마음이 드는 건
며칠을 끙끙대던 6월 초하루꽃편지 정리를 마쳤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제 올 연말이면 5년을 쓰게 됩니다.
처음 시작할 땐 이리 오래 쓸 수 있다는 생각을 못 했습니다.
초하루편지를 쓰는 것은 월말이면 다른 일을 미루어야 하는, 조금은 끙끙대어야 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제겐 보람있고 즐거운, 또 하나의 자아발견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5년쯤 되니 글 소재가 빈약해져서 아쉽지만 그만 둘 때가 되었다 라는 생각을 합니다.
내년 1월부터는 새로운 분이 새 이야기들을 펼쳤으면 합니다.
누군가가 "제가 쓸게요." 하시면 더 좋겠습니다.
이 글의 본론은 저기 위의 '눈부신 아침 햇살'입니다. ^^
어느 순간 추해 보일 때가 있어 확 뽑아내고 조금 남겨둔 패랭이가 이렇게 예쁜 순간입니다.
끈끈이대나물이 피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꽃이든 한 순간은 이쁘기 그지없습니다.
샤스타데이지의 영광이 끝나갑니다.
양귀비꽃을 보노라면 현종이 사랑했던 양귀비가 얼마나 아름다웠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꽃지고 난 뒤의 모습은 어떤 꽃보다도 보기가 그렇지요.
수레국화의 영광도 끝나갑니다. 큰 몸피와는 달리 꽃은 이렇게나 여리지요,.
심어놓고는 이름을 잊어버렸다가 다시 알게 된 말발도리나무입니다.
수형이 잘 안 잡히는 관목 종류여서 전체는 볼품이 없지만 올핸 꽃봉오리가 이렇게 예쁘게 맺히고 있습니다.
다섯 포기의 큰꿩의비름과 한 포기인 금꿩의다리입니다. 꿩 가족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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