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호재 풍광 및 짓는 과정

3월에 보는 희호재 설경입니다.

가 을 하늘 2021. 3. 2. 23:33

지난 겨울엔 눈이 와도 수술한 발 때문에 마당에 나가서 찍을 수가 없었지요.

그런데 3월 첫날 밤 사이에 이렇게 눈이 내려 핸드폰에 담았습니다.

하루 해가 가기 전 다 녹은 3월의 눈이 이곳에선 낭만이었지만

어제 영동고속도로에서 10시간 가까이 차 속에 갇혀 있었던 사람들에겐 끔찍한 폭설이었을 것입니다.

희호재 풍광이 많은 분들에겐 익숙할테지만 새내기 식구들도 계시니 이렇게 올립니다.

 

대문 밖 우체통에도 눈이 곱게 쌓였습니다.

 

 

 

 대추나무도 눈옷을 입었지요.

 

수도꼭지 위엔 하얀 얼음보숭이가 얹혀 있고 옹가지도 하얀 테두리를 둘렀습니다.

 

어디선가는 비닐하우스가 내려 앉기도 했지만....

 

지난 해 ㄴㅁㄲ의 수고로 두 녀석의 운동장은 비교적 바닥이 덜 축축하지요.

 

장독대와 장독들 위에도 얌전하게 눈들이 앉았습니다.

 

 

눈이 내리는 밤에 이제 한창 사춘기인 빈이는 무슨 힘이 생겼는지 줄을 물어뜯어 자유의 몸이 되어서는

멀리 가지도 않고 온 마당을 돌아다녀 어디 한 곳도 발자국이 안 찍힌 곳이 없었지요.

덕분에 일어나자마자 빈이와 얄진이의 일전을 말리고 션찮은 발로 빈이를 붙들고 있던 저는 ㄴㅁㄲ에게 혼나고...

아침부터 한바탕 시끄럽게 시작된 하루가 이제 평화로이 끝나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