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내 고양이가 된 잿빛 고양이는 이제 먼 나라로 갔는지 다신 안 보이고
대신 그 고양이에게 밥을 줄 때 멀찍이서 눈치 보며 가끔씩 같이 밥을 먹던
덩치 큰 노란 고양이가 요즘 자주 현관 앞에 앉아 있지요.
남아 있는 사료도 있어 보일 때마다 조금씩 주는데
이 녀석은 이상하게 꼭 사료를 몇 알씩 남긴답니다.
"임마는 왜 이리 조금씩 남길까?" 했더니
아들이
"아마도 조선의 고양이인가 봐!" 그랬지요.
언젠가 말해 준 싯귀절을 기억하고 써먹는
다 큰 녀석의 재치가 귀여워(?) 고양이를 볼 때마다 혼자 웃었는데....
오늘 아침엔 이 녀석과 언짢은 마음으로 학교에 왔습니다.
제가 별난지, 이 녀석이 둔한지.... 늘 풀리지 않는 숙제입니다.
그 시란......
옛 마을을 지나며
찬서리
나무 끝을 날으는 까치를 위해
홍시 하나 남겨둘 줄 아는
조선의 마음이여
('나의 칼 나의 피'란 시집 제목처럼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해
칼같은, 피같은, 시같은 뜨거운 삶을 살다간 김남주 시인의 시입니다.
삶과 시가 일치하는 따뜻하고 뜨거운 사람이었다지요.
김남주 시인을 떠올리니 어제 시사회를 한 영화 '남영동 1985'와
한혜진씨가 주연을 한 영화 '26년'의 개봉일이 두근두근 기다려집니다.
대선 전에 이런 영화를 만들어 내는 사람들이 있으니
우리 주변엔 김남주 시인같은 분들이 여전히 살아 있지요.)
학교 와서 오늘 할 수업(환경 관련 단원) 내용을 훓어보다가
PPT 안에 저장된 이 시를 다시 보게 되어 이런저런 생각을..... 씁니다.
출처 : 바람재 들꽃
글쓴이 : 가을하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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