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진내님의 '실수 연속'을 보면서 쓰고 싶어졌답니다.
면허증만 따고 운전을 못 하고 있을 때
운전하는 사람 옆자리에 앉아서 어딜 가면 참 신기했지요.
골목에서 차가 튀어 나오지 않을까?
도로가에 서 있는 사람이 혹 (자살하러) 뛰어들지나 않을까? 걱정되지 않냐고? ---- 물었지요.
그랬더니 남편 왈 '운전을 하면 사람에 대한 믿음을 가지게 된다'나 뭐 그 비슷한 말을 했지요.
그 이야기 듣고 속으로
'운전하면서 그런 생각도 다 하네.' 하면서
존경 내지는 기특... 생각의 깊이... 뭐 그런 느낌을 가졌었지요.
ㅎ 그랬는데 내가 운전을 해보니
그 말이 별 것 아니란 걸 알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앞차도 뒷차도 그대로 갈 것이고,
도로가의 사람도 제 볼 일을 볼 것이며,
골목에서의 차도 그리 아무렇게나 튀어나오는 게 아님을, 그리고 그것을 '믿음'이란 단어로 표현했음을 알았습니다.
난 디기 심오한 말인 줄 알았는데 내가 해보이 별 거 아니네.... 그랬더니
운전 괜히 가르쳐 주었네 -- 그랬지요.
그랬던 남편은 4차선 도로로 좌회전 신호받고 나오다가
빨간불에 달려오는 직진차에 받쳐서 그 후유증으로 10년 가까이 힘들어 했지요.
그리고 그것이 그 믿음을 상실한 데서 오는 스트레스인 것을
제가 골목에서 튀어나온 차와 살짝 박고도
한동안 학교 가는 길 내내 오른쪽 골목들이 두려웠을 때에야 알았지요.
자동차 - 삶을 변화시키는 문명의 이기이지만 정말 잘 다루어야 할 '애물단지'이지요.
아, 13년 전의 그 사고의 가해자는 청송교도소에 봉사 다녀오는 여성 목사님 차였지요.
그런데 도리어 새빨간 거짓말을 했지요.
목사 부부와 신자 한 분까지 가세해서....
양쪽 다 신호를 지켰다니 경찰 손에서 판결이 안 나서 지방법원으로 넘겨지고
자차 보험을 안 들었던 우리는 자동차 수리비 350만원을 그대로 우리돈으로 물어야 했었지요.
그런데 딱 한 달 뒤 같은 자리에서 남편과 똑같은 상황에서 사고를 당한 시내버스 기사가
한 달 전의 그 사고 당시 우리차 바로 뒤에 있었다고....
그 사건은 잘 마무리 되었냐고....
다행히도 담당 경찰관도 같은 사람이어서
부랴부랴 한 달 뒤 사고경위서가 새로 꾸며지고 그래서 사건은 재판도 없이 끝났지요.
오래 전 이야기를 꺼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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