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쓰는 글

저도 신고합니다. - 뱅기 탈 일이 있어서

가 을 하늘 2010. 1. 23. 01:41

늘 욕심이 앞섰지요.

그래서 이번 겨울방학은 욕심내지 말고 단순하게 지내야지 했습니다.

집 밖으로 온종일 나가 있어야 하는 날 외에는 챙겨둔 책을 읽고, 한 시간씩은 랑이, 단이 데리고 걷자구요.

그래서 같이 자고, 세 끼 밥 같이 먹는 것 외에는 ㄴㅁㄲ은 목공실에서, 저는 본채에서 평화롭게 지냈습니다.

 

덕분에 제가 소통하는 또다른 카페<바람재>에서 거론된 <호모 쿵푸스>도, <부생육기>도 읽고, 바람재의 도요새님이 주신 <백석의 맛>도 읽었지요.

제가 좋아하는 손석춘씨의 소설 세 권 중 <아름다운 집>도 읽었습니다.

그 분에 대해서, 또 그 분의 책에 대해선 하고싶은 말이 많지만 그 책에 나오는 이쁜 우리말만 간단히 써봅니다. 

 

- 으밀아밀, 산돌림, 산꼬대, 벼름벼름, 웅숭깊다, 너벳벳하다, 부얼부얼, 일떠서다, 곰비임비, 나쎄, 사랑겹다, 는개비, 논틀밭틀, 색텔레비전, 숭굴숭굴, 도골도골, 솔래솔래, 무람없이, 한갓지다, 살살하다, 솜솜, 사랑겹다, 살풍경..... 

아는 단어들도 있지요. 참 살갑지요. 무엇보다 대개는 북녘에선 지금도 사용하고 있는 말입니다.

 

책 잡고는 너무 재미있어 놓지 못 하고, 심지어 마르고 썩어가는 마늘을 까-치우면서도 읽은 책이 있습니다.

문학동네 소설상 수상작인 김진규씨의 <달을 먹다>와 그의 또다른 책 <남촌 공생원 마나님의 280일>입니다.

의미보다는 재미가 큰 듯하지만 읽고나면 감탄할 게 참 많지요. 

그리고 몇 권 더.....

 

내일(토요일)부터 월요일까지는 연수 비슷한 게 있구요.

 

그리고 나서 화요일엔 저 그리스와 터키로 날아 갑니다.

 

어쩌다 저는 곰국 끓여 놓고 나가는 아내가 아니라 떡국떡 빼놓고 나가는 아내가 되었습니다.

지난 번에 빼놓은 떡이 조금 밖에 남지 않아 오늘 다시 두 되를 빼왔지요.

그러고도 뭘 해놓을까 고민인데 옆에서 한 마디 합니다.

'그냥 가..... 왜 나가는 넘이 집에 있는 넘 자유를 구속할려고 하냐?'구요.

거기다가 저 없는 사이 와 계셨으면 했더니, 우리 어머니도 한 마디 보태었습니다.

그 나이 남자들도 밥 다 해먹고, 세탁기도 돌릴 줄 알아야 하니 그냥두고 다녀 오라구요.

그래도 걱정은 되지만 ....  저 잘 다녀 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