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호재는 폭풍전야입니다. (ㅎ)
ㄴㅁㄲ은 집에서 차로 15분 거리에 있는 380평의 밭에 올해는 생강을 심었습니다.
작년까지 고추농사를 한 밭이지요.
다들 생강이 쉽다고 했지만 글쎄요.
생강은 5월초에 싹을 틔워 심고 10월에 캡니다.
비닐을 안 씌우는 대신 생강을 땅에 넣은 후 왕겨를 덮어주지요.
심고, 왕겨를 덮어주고, 기둥을 세워 차양막을 쳐주어 한여름 햇볕을 막아주고, 세 번쯤 풀도 뽑아주었습니다.
제일 힘든 건 캐기 한 달 전쯤 뿌리 부분에 올라오는 생강이 햇빛에 노출되지 않도록 흙을 북돋워 주는 일이었지요.
고추에 비하면 쉬워도 무엇이나 쉽게 하기보다 독학해서 자기 식대로 하는 ㄴㅁㄲ인 탓에 어느 것도 만만한 건 없습니다.
전 그 모든 과정을 친구와 함께 할 수 있어 반은 일이고, 반은 놀이지만요.
그 과정을 다 거쳐서 이제 내일부터 생강을 수확합니다.
생강은 농협에서 수매를 하되 당일 캔 것만 받는다고 합니다.
수매 기간(12일에서 22일까지) 동안 천천히 하면 셋이서 다 할 수 있다고 미리 걱정하는 제게 걱정 말라더니
아무래도 무리다 싶은지 이틀 정도 일할 사람을 구해놓긴 했지요.
ㄴㅁㄲ은 밭으로 가는 길에 있는 어떤 생강보다도 키가 크게 잘 키운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친구와 함께 셋이서 캐면 하루에 얼마나 캘 수 있을지,
생강은 얼마나 굵고 실할지, 전체 양은 몇 푸대나 될지, 또 올해 수매가는 얼마일지....
지금은 온전히 미지의 세계입니다.
처음 하는 일이라서 전체 양과 하루 일량을 알 수 없으니 일꾼을 써야 할지 우리 힘으로 해낼지도 알 수 없습니다.
어쨌던 내일 가서 아침 일찍부터 저녁까지 해보아야 가늠이 되는 일입니다.
그동안 컨디션 조절을 잘 해서 체력을 비축했구요.
열흘쯤 밭에서 일하기 위한 장도 다 봐두었구요.
마당의 고추는 잘 말려 주문한 분들에게 맞춤하게 다 보내고 끝물을 따서 말려 두었지요.
오늘 오전엔 마늘까지 심었습니다.
ㄴㅁㄲ은 트럭에 내일 가져갈 도구들을 다 담아 두었지요.
이제 일찍 자고 내일 일찍 일어나려고 합니다.
점심 먹고 오후에 밭에 가서 일을 시작하기 쉽게 주변 정리를 해놓고 오며 사진에 한 장 담았습니다.
자러 가기 전 ㄴㅁㄲ이 그러네요.
'폭풍전야'라고...
그 말 속에 기대와 흥분이 가득 담겨 있어 바라보는 저는 기대 반 걱정 반이기도 합니다.
오랫만에 바람재에 인사를 드립니다.
이렇게 키 큰 생강을 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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