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글을 씁니다.
모두들 여름을 잘 지내셨는지요?
5월은 고추 모종을 심고 가꾸느라고, 8월은 고추를 따느라고 바빴는데 이제 좀 한가해지고 있습니다.
그 사이 ㄴㅁㄲ은 고추농사 외에도 사진 찍고, 정리하고, 10월에 열 전시회 준비를 해왔구요.
저는 고추 농사 뒷바라지 사이사이 바깥 행사에 가고 독서모임하고 친구와 걷고
또 가끔 아들에게 햇볕에 말린 빨래와 도시락을 갖다주고 하느라 바빴지요.
그 와중에 ㄴㅁㄲ은 '용접'이라는 새로운 세계에 빠졌습니다.
본채와 아래채, 아래채 주변 처마 밑, 거기에 창고와 커다란 비닐하우스까지 꽤나 공간이 많은데도
ㄴㅁㄲ은 창고 옆면과 뒷면에 내달아 만든 공간이 비맞고 어설퍼서 새로 해야겠다고,
이번에는 용접기를 사서 쇠파이프로 튼튼하게 세우고 샌드위치 판넬로 지붕까지 제대로 하겠다고 했지요.
아마도 용접에 대해 공부하고 용접기 등을 구매하기 위한 인터넷 서핑 등에 꽤나 시간을 들였을 것입니다.
용접기 외에 얼굴보호대, 장갑, 작업복, 작업화 등등이 택배로 왔지요.
모든 걸 갖추고나서 첫 솜씨로 꼬박 이틀 걸려 저번에 만든 담배나방 포충기를 새로 만들었습니다.
있는 걸 왜 또 만드냐고 물었더니 용접도 연습이 필요하다고, 실패하거나 매끈하지 않아도 괜찮을 것을 만드는 거라고...
덕분에 키가 큰 새 포충기가 고추밭에 서게 되었지요.
그러는 동안 며칠은 밥 먹을 때마다 그 새로운 세상인 용접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야 했습니다. ^^.
그리고 어제부터 부엌 뒤쪽 다용도실의 정리 선반을 만들었지요.
옛날에 목공 첫 작품으로 만든 선반이 부실해져서 불편했는데 용접으로 이렇게 만들어 주어 자랑합니다.
용접 실력은 조선소 용접공이 최고라두만.... ㄴㅁㄲ은 우째 보이나요?
쇠 가는 기계로 작은 쇠를 다듬는 데도 불꽃이 튀었습니다.
선반의 칸칸에 얹을 받침대로 쓸 합판을 자르는 중이어요.
완성된 모습입니다.
먼저 다용도실 구석에 있던 기존의 선반을 제거해야했지요.
창문 크기에 맞추어 제작했지만 작은 여유도 없이 겨우 들어와 아래 위 선반을 끼워서 저렇게 정리까지 마쳤습니다.
용접을 하고 쇠를 자르고 하는 소리에 옆집 영감님이 오셔서 하시는 말씀이 재밌습니다.
"선생은 못 하는 기 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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