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호재 풍광 및 짓는 과정

첫 서리가 내린 희호재 그리고...

가 을 하늘 2019. 11. 8. 23:09

동네 어른들이 올해는 서리가 늦다고들 했지요.

그 첫 서리가 지난 밤에 내렸습니다.

아침 현관문을 여니 잔디 위로 하얗게 내려 앉아 있었습니다.

사진 찍으러 나가는 ㄴㅁㄲ을 배웅하다보니 그새 서리 위로 햇살이 부서지고 있어 핸드폰을 들었습니다.

 

 

여태 에키나세아로 알다가 며칠 전 정가네 동산의 사진으로 제대로 알게 된 인디언천인국이지요.

떨어진 씨앗에서 새로 발아하여 미처 덜 자란 순들인데 제대로 된서리를 맞았습니다.

 

 

샤스타데이지도 이리 되었습니다.

 

 

어제까지 건강한 초록빛을 자랑하던 칸나는 서리 한 번에 당장 저리되고 말았습니다.

 

 

메리골드가 참 예쁜 꽃인 줄을 올 가을 꽃들이 거의 지고난 후에야 알게 되었지요.

늦가을까지 마당을 환하게 해주던 메리골드와도 인사 나누었습니다.

 

 

얌전한 백리향 위에도 하얗게...

 

 

저 붉은꽃을 끊임없이 토해내던 제라늄도 아쉬운 마음에 이렇게 담았습니다.

 

 

떨어진 씨앗에서 저절로 올라와 이 늦은 철까지 예뻤던 금잔화도 이제는 끝입니다.

 

 

장독대 뒤 돌 공사 때 뿌리채 뽑혀 하루이틀 방치되었던 은행나무는 몇 년을 고생하다가 이제 잘 자라 장독대를 지키고 있습니다.  서리가 내렸으니 저 노란잎도 곧 떨어질 것입니다.

 

 

희호재 느티나무도 이제 나이 들어가나 봅니다.

올해 비로소 단풍이 곱게 들었습니다.

     

 

잔디 위로 떨어진 느티나무잎들이 역광에 이렇게 예뻤습니다.

 

 

 

 

운주사의 단풍과 와불입니다.

 

몇 년 만에 둘이서 여행을 했습니다.

 

집 짓고 마당있는 집에 살면서 여행을 이전처럼 그리 갈망하지 않게 되기도 했고,

또 홀가분하게 여행 떠나기엔 꽤 오래 맘에 걸리는 일이 있기도 했구요...

그래서 여행하며 그동안 열심히 살았다고 서로 칭찬해 주었습니다.

곤돌라 타고 올라가 덕유산 정상까지 가볍게 걷고

남원에서 자고  광한루와 혼불문학관을 거쳐 운주사까지 다녀왔지요.

 

오래 전 운주사를 처음 갔을 때의 감동은 뭐라고 말할 수 없었습니다.

경주 남산을 처음 갔을 때의 그 꾸미지 않은 채로의 불상과 탑이 여기저기 산재해 있던 걸 보았던 느낌과 같았지요.

절 건물이 새로 많이 세워져서 그때 같은 소박한 맛은 적었지만 보고싶던 와불 부처님을 다시 보아 좋았습니다.

 

밥 안 해도 되어 좋지만 사먹는 밥을 여러 끼 먹는 건 불편하고 

집 비우면 밥을 잘 안 먹는 빈이를 비롯한 마당의 네 녀석이 마음 쓰이기도 하고

장거리 운전이 옛날처럼 편하지 않기도 하고.... 

 

 

돌아오면 집이 제일 좋고 집밥이 제일 맛있지만 그걸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또 가끔은 집을 나서야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