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동 지나 감나무
겨울이 가면 봄이 올 것이다.
하얀 목련꽃도 필 것이다
아무도 거두어주지 않았으나
바람이 너를 떨어트리고
하얀 눈이 너를 묻고 다독여
겨울이 가면 봄이 올 것이다
눈보다 하얀 감꽃이 피고지면
무성하던 잎들이 쇠락해가는
가을이 올 것이다
너는 다시 너 홀로
지고 지는 노을을 받아 안고
몸 붉은 홍시가 될 것이다
그렇게 둥 굵은 감나무가 되고
훌쩍 키도 크고 껍질도 단단해졌다가
저 강물처럼
뿌리까지도 놓아버리고
흘러갈 수 있을 것이다.
(병산님의 시 - 달력을 한 장 넘기고 새로 만나는 시를 무심코 읽다가 마지막 귀절에서 마음이 싸아해지다.
지금 내 마음이 아파서인지... 그렇게 놓아버려야 할 일을 놓지 못 해서인지....
조금씩조금씩 놓아서 언젠가는 나도 강물처럼 뿌리까지도 놓아버리고 흘러갈 수 있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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