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호재 이야기

눈부신 가을도 단단했던 사람도 떠나네요...

가 을 하늘 2024. 11. 18. 12:45

 
아침에 조금 늦게 일어났더니 ㄴㅁㄲ이 마당의 낙엽들을 쓸고 있었습니다.
아침 인사를 나누고는 안 그래도 눈에 거슬리던, 수돗가 옆 목련이 떨구어둔 커다란 잎들을 저는 쓸었지요.
그러다 역광으로 바라본 가을빛이 너무 예뻐서 잠시 핸폰으로 담았습니다.
가을이 눈부신 빛과 색을 남기며 희호재 마당을 지나가고 있네요. 
 

 

 

 
대문 앞 벚나무 낙엽의 빛깔이 이렇게 고운 것도 올해 처음 봅니다.
집으로 들어오는 동네길을 새로 포장하느라 들고나는 것이 조금은 불편한 시간입니다.
 

전지를 못 해준 화살나무도 곱게 물들었습니다. 
 

 

 
며칠 걸려 묵은 잎과 가지들을 걷어내며 겨울 준비를 하고나니 희호재 꽃밭은 눈에 띄게 휑뎅그렁해졌습니다. 
 

 
어제 파초를 잘라 왕겨와 비닐로 단단히 싸주고 수도꼭지들도 덮개를 다 해주었습니다.
무는 뽑아서 갈무리를 했고 배추는 당분간 덮어주고 열고 하다가 다다음 주쯤 김장을 하면 겨우살이가 시작되지요.
 
아침 준비를 하러 들어오는데 핸폰에 부고가 떴습니다.
가까이 계시던 큰별 하나가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아쉽고 맘 아프지만 딱 좋은 계절에 떠나신 그분을 기억하며 또 열심히 평화로이 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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