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 아래 정가네님 글부터 갑자기 복고풍이 되었지요.
무엇보다 골무꽃님 글을 읽다가 잊혀져 가던 일이 떠올랐습니다.
근데 이 나이쯤이면 옆지기 흉을 보아야 할텐데 그건 아니어서 돌팔매 당하지 않을지 걱정입니다. ^^
헤아려보니 올해가 안동으로 이사온 지 딱 이십 년째입니다.
그 이십 여년 전 시내를 다니다가 마음에 드는 가게를 만났었지요.
가구와 인테리어 소품을 파는 곳이었는데 탐나는 게 너무나 많았습니다.
대개는 수입품이고 비싸서 살 수가 없었기 때문에 늘 눈요기였지만...
그런데도 가게는 동화 속의 세상 같았고 바깥 사장님은 또 따뜻하셔서 자주 들렀지요.
덕분에 고민고민하며 산 것이 3가지가 있습니다.
동생들이 준 축하금으로 수입 면 카페트를 큰 돈 들여 사고 또 어느 날은 가서 침대 옆 탁자도 하나 샀지요.
나머지 하나를 살 때의 이야기입니다.
둘이서 시내 볼 일을 보러 갔다가 또 그 가게를 갔지요.
돌아보는데 눈길을 끄는 게 있었습니다.
브론즈 조각품이라고 해야 하나요? (저기 아래 사진 속의 남녀 한 쌍입니다.)
각 6만원씩 12만원이라고 해서 애구... 하고 그냥 나왔습니다.
(20년 전이니 아마도 그 12만원은 지금보단 아주 달랐겠지요.)
그런데 내가 많이 사고 싶어하는 눈치였는지 옆에서 ㄴㅁㄲ이 말했지요.
"한 개는 내 용돈으로 사줄테니 사시오!" 라구요.
그래서 좋아라 하고 다시 그 가게로 갔지요.
"6만원은 현금으로 받고 6만원만 카드로 해주세요... 하나는 사준다고 해서요. ㅎ"
그랬더니 그 사장님이 웃으시면서 그럼 만원은 깎아드릴게요. 했지요.
당근 카드 결재를 5만원으로 해달라고 했더니
그 사장님이 또 웃으시면서
"그럼 만원 더 깎아 드릴게요. 두 분이 보기 좋아서 깎아 드립니다." 그랬지요....
식탁도 화장대도 모두 다 탐났지만 사지는 못 하고 늘 구경만 했었는데
어느 날 한순간에 그 가게가 없어져서 얼마나 마음이 허전했는지....
행복한 추억만 남아 그것도 기억 속에 가라앉혀 두었는데 이렇게 다시 꺼내었습니다.
탁자는 찍을 각도가 안 나와 못 찍었고 전 이 색바랜 카페트도 아직 쓰고 있습니다.
요 녀석들입니다. ^^
능소화가 며칠 비에 툭툭 송이째 떨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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