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작 뽀롱은 ㄴㅁㄲ이 사진방에 했는데! 그리고 둥둥님이 여행방에도 했는데!... 보질 않아서! 자랑질은 역시 사랑방에 해야만 하지요.)
오세요! 하고, 갈게요! 하고 약속이 되면
그때부터 희호재의 두 사람에겐 약간의 긴장감을 포함한 즐거운 기다림이 시작되지요.
안 그래도 해야 할 일들이지만 그래도 잔디도 때맞추어 깎고
이것저것 마당에 널부러져 있던 것들도 치우면서 기다림은 조금은 정갈함을 갖추기도 하구요.
여름 손님은 돌아가는 뒤꼭지가 이쁘다!고 하면서 망설이기도 하고
약속된 날 새벽에 서울쪽엔 폭우가 온다고 걱정하기도 하였지만
그래도 기쁘게 기다린 둥둥님, 낭개님, 어진내님이 희호재에 왔습니다.
삼복더위 중이라 다들 염려했지만 날씨가 고맙게도 도와주어
희호재에서 함께 한 이틀은 기온도 조금 낮았고, 비도 우리를 피해 다녔습니다.
희호재 마당의 야채와 제가 자랑하는 희호재표 빙설, ㄴㅁㄲ이 태워주는 커피면 된다고....
그래도 뭘 하지 걱정이 조금 되었지만
재바르지 못한 제 실력을 아시는 둥둥님의 손맛 덕분에 식탁이 풍성해져서
주인장의 수고에 비해 다들 맛있게 드셨다고 할 것 같습니다.
별로 한 건 없습니다.
웃고 떠들었던 기억만이 가득합니다.
잠자기 전 아래채 이불 위에 넷이 둘러앉아 깔깔대며 봉숭아꽃물을 들였고,
담날 오전에 희호재 뒷산(?)인 학가산 초입의 산길을 걸었습니다.
광흥사에서 하늘 아래 첫 동네인 예쁜 천주마을까지....
함께 깔깔대며 웃다가 가고나니
뒤꼭지가 이쁜 게 아니라 갑자기 조금 마음이 허전해져서 ㄴㅁㄲ은 낮잠을 자고,
저는 함께 보려다 못 본 오래 된 영화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를 뒹굴뒹굴거리며 보고나니 저녁 어둠이 내려 앉고 있었습니다.
함께 했던 이틀이 갑자기 꿈 같았습니다.
여름날에 내리는 소나기같은, 축복같은 시간이었구나.... 하는 느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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