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퇴근하면서 누군가를 생각했습니다.
약속 시간에 언제나 10분 정도는 미리 나간다는 햇살 같은 사람을요.....
그러면서 바쁜 일도 없는데 느긋하지 않게 운전하고 있는 내가 보였습니다.
약속 시간에 그리 늦는 편은 아니지만,
언제나 집 나서기 전 쓸데없이 정리정돈을 해놓고 나가려는 병 때문에 늘 빠듯하게 가지요.
그러다 보니 운전은 언제나 바쁘구요.
그렇게 조바심을 치며 달리는 것이 어느 순간에 바쁜 일이 없어도 빨리 가는 버릇을 들여 놓았나 봅니다.
80km로 가도 되는 길을 100, 120km로 막 달리지요.
한적한 길이라고.....
그러면서도 다른 운전자들의 운전에 대해선 고운 눈으로 못 보아줍니다.
1차선에서 천천히 가는 차를 보면 속으로 그러지요. 와 - 어리하기는.... 추월선 개념을 모르누만....
추월해 가는 차를 보면 또 그러지요. 저렇게 빨리 가서 뭐 할거야?
차가 추월당하는 걸 어쩜 내 인생이 추월당하는 거로 잠시 착각하는지 약간의 불쾌감도 느끼구요.
겁없이 운전하는 난폭 운전자를 보면 저러다 큰일 나지----
그랬는데 어제는 운전을 하면서 이렇게 생각을 했습니다.
운전을 하루 이틀, 두 달 세 달... 하고 말 것이 아닌데 언제나 내가 서두르고 있구나.... 하구요.
그러면서 그 정리벽을 좀 깨트리자고....
느긋하게 나서서 느긋하게 운전하자고...
그래서 운전하는 동안의 나만의 공간, 시간을 행복하게 즐기자고...
느리게 가는 차를 보면 - '이제 막 운전을 배웠나 보네, 얼마나 신도 나고 겁도 날까?"
마구 달리는 차를 보면 - 급한 일이 있나 봐, 지난 번 누군 괘씸해서 뒤따라 갔더니 병원 문앞에서 산통 시작한 아내를 내리더라잖아....
곡예 운전하는 차를 보면 - 큰 사고 내지 말고 철 드세요! 저처럼요! 하고 기도해 주어야지..... 하구요.
운전을 하고 있는 동안은......
누군가를 떠올리고, 타임 머신을 타고 어디든 가고오는 나만의 공간, 나만의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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