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한 선물을 받았습니다.......
지지난 주 토요일쯤 이상한 문자가 왔지요.
'드디어 나왔어요. 너무 마음에 들어요..... 학교로 보낼까요? 집으로 보낼까요?'
왠 넘이 이상한 문자를 보냈네 하고는 삭제했지요. ㅎㅎ
알고보니 낭개님의 바뀐 전화였습니다.
낭개님은 6개월을 넘어 기다려 가마에서 나온 도자기를 보고는 너무 기뻐서 저렇게 문자를 보내었지요.
절대 안 다칠 안전한 택배 상자를 만드느라 다시 2~3일이 걸려서
마침내 토요일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제 책상 옆에서 저를 기다리고 있는 상자를 열었더니....
그 속에는 이렇게 맑고 고운, 고요한 느낌을 담은 청자가 들어 있었습니다. (아래 사진 왼쪽의 청자입니다)
오른쪽의 도자기는 기억하시나요?
이미 지난 해 겨울(2010. 1. 9.)에 카페에 자랑을 하였지요.
낭개님은 이곳 희호재에서 바람재 정모를 하고 헤어질 때 제게 귀속말을 해주셨지요.
도자기를 좋아하는 제게 선물하려고 남편의 친구분인 도예 전문가에게 미리 주문을 해두셨다고...
그렇게 이야기할 때 낭개님은 마치 꼬마 아이가 막 설레는 맘으로 아, 빨리 보내주고 싶어요.. 하는 것 같았답니다.
아주 가끔씩 낭개님은 쪽지로, '그 분이 요즘 너무 바빠요'.
'아, 어떡해요? 그 분이 미국(?) 전시회 준비하느라고....'
또 언젠가는 '알고보니 바쁜 중에도 몇 번이나 만들었는데 맘에 안 들어 깨트려 버렸대요. 가을하늘님 기다려 주세요'
그렇게 낭개님은 지난 6,7개월 동안 내내 조바심(?)을 하면서 지내셨지요.
그러다 지난 겨울방학 때 연수 중 인사동 번개에서 둥둥님을 비롯하여 누구누구... 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낭개님이 용인 휴게소에서 잠깐 데이트 하자고.....
주문한 도자기는 안 나오고, 그런데도 빨리 주고 싶어 애가 타서리 낭개님은 자신이 아끼던 도자기를 기어코 들고 나오셨지요.
그게 바로 오른쪽의 '청자 양각용문 매병'( 이번에 보내온 도록에서 알았지요 )이랍니다.
낭개님이 주신 청자의 빛깔을 보고서야 청자빛이 이런 것이구나 하고 알게 되었습니다.
청자도 이리 그윽한 맛을 가지고 있음을......
낭개님이 가지고 계시던 청자를 받은 후 당근! 선물 이야기는 잊었지요.
그런데 기어이 낭개님은 그 주문하셨다는 도자기를 보내어 왔답니다.
저는 사양도, 거절도 못 하고 염치없이 받았습니다. 낭개님을 막을 재간이 없지요......
이 도자기에는 낭개님만의 디자인이 들어 있답니다.
아래 위에서 학 두 마리가 사이좋게 바라보고 있는데 위의 학 옆에 둥근 달이 걸려 있지요.
학 두 마리 외에 저 달을 넣어야만이 희호재에 어울릴 것 같아 그리 해달라 하셨다고......
사진 솜씨가 영 션찮지만 바로 위의 사진에 담긴 청자빛이 작품이 가진 색을 제대로 보여 주는 것 같습니다.
저 도자기가 온다는 말을 듣고 ㄴㅁㄲ이 말했습니다.
그럼 먼저 온 녀석은 돌려 드려야 하지 않냐고.... 낭개님이 깔깔 대고 웃었습니다.
낭개님에 대해서도, 또 고맙고 감사하단 말로는 할 수 없는 많은 말들은 마음 속에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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