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호재 이야기

희호재의 근황

가 을 하늘 2010. 7. 22. 10:40

그저께 연화님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궁금해들 하실 듯하여 소식을 전해야지 하면서도 못 하고 있었는데 연화님 목소리를 듣고나니 많이 미안했습니다.

이야기하기엔 조금 뭣하였고, 무엇보다 ㄴㅁㄲ이 그런 일로 인사나 위로 받는 것을 거북해 할 것 같아 그냥 지내었지요.

 

그러니 그냥 그랬구나 하고 지나쳐 주시기를 바랍니다.

 

2주 전에 ㄴㅁㄲ의 바로 위 형님이 돌아가셨지요.

이미 예견된 일이었지만 위독하다는 연락을 받고 천안까지 밤길을 두어 번 다녀 오곤 했던 그 앞서부터

선산에 모시기까지 한 달 정도를 ㄴㅁㄲ은 눈에 보이는 마당일만 건성건성 하고 사진 찍으러도 나가지 못 했습니다.

애써 잘 보내 드렸다 드렸다 하더니 이제 이번 주부터 사진 찍으러 가고,

주인 마음 따라 고장이 나 있던 컴퓨터도 어제 병원에 보내고 했습니다.

 

또 그러저러 하다보니 마당은 일 주일 정도는 손도 안 대어 풀들이 제 세상을 만나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매일 조금씩 손 볼 땐 몰랐는데 가뭄 끝에 장마비가 뿌리는 그 며칠 사이에 채마밭과 화단의 풀들이 얼마나 빨리 자라는지요.

그래서 지난 주엔 학교에선 학기말 준비하느라 바쁘고, 저녁에 집에 오면 풀들과 전쟁을 하느라 바빴지요.

이제 겨우 빙 돌아가며 한 번씩 풀 뽑고 마당이 제 모습을 찾은 듯 합니다.

 

그러는 동안 마당에선 여름꽃들이 열심히 피고 있습니다.

 

병꽃과 풍접초입니다. 

아, 저 사진 속의 막대기엔 초아님이 보내주신 새깃 유홍초가 감아 올라가고 있습니다.

 

 

햇살 받은 풍접초 옆엔 배롱나무 가지 끝의 꽃망울들이 터지기 시작했습니다.

  

루드배키아입니다. 타샤의 정원에서 'black eyes'란 이름으로 불리워짐을 알고는 새롭게 보여 씨앗을 받았었지요.

  

원추리가 지고 있는 옆에서 범부채꽃이 피고 있습니다.

 

본채 뒤로 농사 안 짓는 비어있는 남의 밭 끝으로 옥수수를 심었더니 씩씩하게 자라고 있습니다.

 

 

능소화가 피면 쓰고 싶은 글이 있었는데 능소화만 활짝 피고 있습니다.

 

어제 엄마가 오시고, 오후에는 ㄴㅁㄲ이 누마루에 모기장을 쳤습니다.

지난 해 기원이가 했던 것보다 조금더 세려되게 했지요.

 

 

 

오랫만에 카메라를 드니 있던 솜씨도 줄어버린 듯합니다.

모두들 더운 여름을 건강하게 잘 지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