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와 예천, 풍기가 만나는 어귀에 국립산림치유원이 있고
치유원 뒤로 왕복 5km 정도의 걷기 좋은 숲속 데크길이 있다고, 가자고, 그래서 4명이 나섰지요.
데크길은 아주 경사가 완만하여 그냥 걸으면 되는 길이었습니다.
그런데 끝나는 지점에서 돌아오기엔 다들 잘 걷는 친구들이라 아쉬웠지요.
마침 거기에 안내판이 있어서 보기엔 5.8km를 걸어 제자리로 돌아오는 듯한 '금빛치유숲길'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조금 걸어보니 자갈이 깔린 임도같은 길이어서 오히려 우리에겐 데크길보다 더 좋았구요.
또 500m 정도마다 안내판이 계속 있어서 다들 더운 날임에도 씩씩하게 걸었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제자리로 돌아오지 못 했습니다.
안내판을 믿고 걸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남은 길의 거리가 맞지 않고,
예상과는 달리 거쳐야 하는 봉우리도 나오지 않고, 산림치유원은 점심시간이어서인지 전화도 받지 않았지요.
게다가 며칠 전 내린 비로 쓸려 내려가서 길이 끊기기 직전인 곳과
위에서 내려온 진흙과 큰나무가 길을 막고 있는 곳도 있었지요.
우린 신발을 버리다 못해 친구는 그 진흙뻘에 발목까지 빠지기도 하구요.
다시 제자리로 가려면 온 길을 온전히 되돌아가야 하나 싶은 순간에 외딴집이 나타나고 사람도 있었지요.
우리가 안내판을 잘못 본 것인지도 모르지만 잘못 보고 길을 잃을 수도 있도록 해놓은 안내판과,
그것도 제자리로 돌아오지 않는 길을 돌아오는 듯 오해하게 그려놓은 것과
산사태로 위험한 산길인데 그걸 막는 안내문도 없었으니....
결국 산림치유원에 다시 전화를 해서 항의를 하는 바람에
산림치유원에서 차가 와서 우린 제자리로 돌아와 맛있는 점심도 먹고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네 명이어서 그닥 겁은 안 났지만
까딱 늦은 시간에 나선 길이라면 길을 잃고 난감할 뻔했지요.
넷은 12키로 가까이, 15000보 정도를 걷고 서로들 대견해 하며 돌아왔습니다.
아, 그 산길엔 온통 파랑나비가 앉은 듯한 산수국이 천지였고 비 온 뒤라 그런지 어디나 개울물이 흘러내리고 있었습니다.
꽃사진을 찍은 게 아까워 이리 보고하고 올립니다.
제가 아는 것과 주이님께 여쭤본 것과, 산길에서 만난, 똑딱이 카메라를 든 분에게서 이름을 알게 된 것도 있습니다.
그래도 틀린 것은 지적해 주시길요.
산수국
톱풀
까치수염
물레나물
꼬리진달래... 라고. 진달래 종류가 이 철에 피어 있네요.
마치 아기 부들처럼 생겼지요? 큰조아재비.
딱총나무
다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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