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호재 풍광 및 짓는 과정

[스크랩] 마당 있는 집에 사는 맛은 이런 거!

가 을 하늘 2017. 8. 26. 12:52

요즘 들어 사랑방에 불이 자주 꺼져 조금 안타깝습니다.

그래서 이불을 널다가 카메라를 갖고 나갔다가 와서 잠시 컴 앞에 앉습니다.

저도 초하루 편지 외엔 글을 잘 안 쓰는데도 사랑방 첫 페이지에 가을하늘 이름이 몇 개나 보입니다.

사랑방이 분주하던 그 어느 시간들이 그립습니다.




비가 계속 내리다가 어제 오늘 해가 쨍합니다.

덕분에 어제는 말려다 놓은 눅눅한 고추를 햇살 쬐어 비닐에 담아두고 오늘은 이불을 널었습니다.

빨랫대를 옮기려고 뽑아 놓은 상태여서 아래채 앞 탁자를 낑낑대고 옮기고 또 노끈 빨랫줄을 임시로 묶어서

이불과 베개를 햇살 아래 내어 놓았습니다.

마당있는 집에 사는, 엄청 좋은 것 중의 하나가 이것이지요.


오늘부터 가을이라고 해야겠습니다.

오늘 아침 기온은 어제까지와는 완연히 다르지 않았나요?

병원에 데려가야 하는 단이 목욕을 시키려고 조금 일찍 일어났다가 기온이 낮아 목욕은 못 시키고

카메라를 들었습니다.


옥잠화 향기가 마당에 가득입니다.


돌보지 않은 설악초도 요즘 제일 제 빛을 발합니다.


가마솥 건너 고추밭의 고추를 두 물째 땄습니다.


대문가에 심어둔 붉은인동초는 봄부터 내내 꽃이 핍니다.


정가네 마당에서 온 멜람포디움입니다.

정가네님이 지난 가을에 보내주신 꽃씨들이 꽤 여러 종류였는데 피는 시기가 다르기도 하고

디기탈리스처럼 자라지 못한 녀석도 있어서 제대로 보고를 못 했습니다. 

그러다 나영님 글을 보고나서야 이제 멜람포디움의 대단함을 보고합니다.

위의 사진도 아마 두 포기가 저렇게 자랐을 것입니다. 

신기한 건 꽃이 피기 시작하면서부터 내내 몸피를 불리며 꽃이 많아지는데 지는 꽃이 없습니다.

꽃이 피고 지고 또 새로 피고 하지 않고 내내 피어있는 신기한 녀석입니다. 



백수가 되어 꽃밭을 예쁘게 잘 가꾸리라는 포부는 제대로 이루지 못 했습니다.

노느라 바쁘기도 하고 풀과 열심히 싸워야 하는 요즘 저는 한 달 정도 컨디션 난조로 조신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곧 추스려서 열심히 움직이려고 합니다.


가을하늘의 계절인 가을입니다.

사는 이야기들을 왜 여기 사랑방에 예전처럼 널어놓지를 않으실까요?

출처 : 바람재들꽃
글쓴이 : 가을하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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