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이 안 나 한참 글을 못 올려도, 올릴까 말까 망설이고 있어도 입에 가시가 돋는 듯 하지만,
마당 사진을 찍어 놓고 안 올리고 있어도 그러하다.
사실 너무 많이 올려 뭐 맨날 그 메이가 그 메이구만 ..... 그럴까 봐 늘 망설이게 된다.
그런데 글도, 자랑도 중독인 것 같다.
아님 누구처럼 외로워서일까? 저 여기 살아 있어요! 하는....
아니면 수다를 좋아하지 않는다 하면서도 이곳에서 그 수다를 펴는 것일까?
작은 이야기도, 마당의 이쁜 모습도 그냥 보내지 않고 담아 두려는 욕심 때문일까?
모르겠다.
그렇지만 그 무엇이든 꺼내어 놓으면
진심을 알아주고, 작은 이야기도 소중히 여겨주고, 함께 기뻐해 주는
이 누리 공간 '바람재'가 있어 행복한 건 분명하다.
어제 저녁 성당에 가면서 KBS FM의 '세상의 모든 음악' 프로그램 끝부분의 멘트에서 듣다.
- 인생은 독주가 아닌 합주이다.
내 인생에 출연해 눈부신 연주를 해주는 사람은 누구인가?
나는 누구의 삶에 출연해 눈부신 연주를 해줄 수 있을까? (해주고 있을까?) ----
그래서 아들 생각도, 남편 생각도, 학교에서 만나는 아이들 생각도 하고
그 관계의 깊이와 돈독함의 정도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후회도 반성도 또 다짐도 하면서...
바람재도 생각하다.
바람재를 통해 알게 된, 내 인생에 들어와 눈부신 연주를 해주는 바람재 식구들 생각도....
그래서 결국 이렇게 컴 앞에 앉아 올리지 않고 있던 사진을 다시 올린다.
지난 해 ㄴㅁㄲ이 뽑아버린 해당화를 주워 다시 심었는데 올핸 새순이 많이 올라오고 꽃도 많이 피다.
꽃빛도 이쁘고 너무나 향기롭다.
불두화가 지고 있다. 옥잠화는 너무나 건강하고 씩씩하다.
모란이 목단이고 나무라면 이 녀석은 작약이다. 그런데 그 이름이 늘 헷갈린다.
어느 해 마당에 풍성하던 백일홍, 루드베키아, 개양귀비는 모두 ㄴㅁㄲ의 손끝에서 사라지고
이 끈끈이 대나물만 한두 포기씩 살아남은 녀석들을 겨우 옮겨 영역을 갖게 하다.
창고 오른쪽 선반에 어지러이 얹혀 있던 물건들과 선반을 다 덜어내고 고민 중이다.
창고 안에 보관 중인 걸 꺼내어 넣어 둘 공간을 어떻게 새로 만들까 하고...
튼튼한 앵글과 베니다판이 생겨 꽤 넓은 공간을 달아내다.
제대로 뚜껑이랑 기둥을 세울려면 얼마가 드는데 해서 끼약! 했더니 돈 안 들이고 노동력만 들여서 일 주일쯤 작업하다.
완성된 사진을 찍지 못 했지만...
낸시랭의 어깨에서 막 내려놓은 듯한 우리집 둥이 녀석의 폼...
감자가 무럭무럭, 그 옆에선 땅콩이.... 본채 앞쪽으론 고추를 심다.
사진 찍는 내게로 느릿느릿 다가오는 얄진이...
저 여유로움에 창고 앞에 매여 있는 단이와 랑이는 약이 올라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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