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기님의 예쁜 새집을 보니 생각이 났습니다.
몇 년 전 한겨레 신문에서 보고 '생명의 소중함'과 관련된 단원을 가르치면서
한참 동안 수업자료로 썼었는데 어느 사이 잊어버렸지요.
찾아보니 그 이야긴 벌써 10년 전의 일이고 또 반갑게도 그 이야기가 책으로 나와 있습니다.
박남정씨가 지은 '보듬은 팔에 따뜻한 숨결 알 깨고 나온 생명이야기'입니다.
곰아저씨란 별명이 어울리게 생기셨다는 트럭 기사인 그 분은 단양의 한 시골학교 운동장 귀퉁이에
트럭을 세워 두었다지요.
그런데 고물이 된 그 트럭의 깨어진 귀퉁이로 딱새 부부 한 쌍이 들어와 조수석 발놓는 곳에 집을 지었답니다.
곧 새끼를 낳을 폼으로....
곰아저씨는 트럭 운반을 해주고 돈을 버시는 분이었는데 조금 고민을 하였지만
제 기억으론 한 달 넘는 동안 딱새가 알을 낳고 아기새들이 둥지를 떠날 때까지 트럭을 세워 두었습니다.
그 사이 아기새들에게 쏟은 마음과 애정이 대단했을 터이지요.
블로그에 올려 많은 분들이 보기도 했다지만....
마지막은 아픈 이야기로 끝났지요.
하매나하매나 새들이 떠나고 트럭을 몰고 나갈까 기다리고 있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아기새들이 몽땅 없어졌다고...
죄없는 동네 장난꾸러기 꼬맹이들까지 다 찾아 다녀 보고선 포기하고 운전을 하려고 트럭에 올라탔더니
조수석 자리 밑에 엄청 큰 뱀이 또아리를 틀고 있었답니다.
수업하다가 아이들에게 물었지요.
너희들이라면 그 뱀을 어떻게 하겠니? 아이들 대답은 똑같았습니다.....
그런데 그 곰아저씨는 그 뱀을 들어 숲속으로 가게 했지요.
잡아먹힌 아기새들도, 그 뱀도 자연이라고... 자연의 이치라고...
먹이를 입에 문 채로 당황해서 날아다니던 어미새가
근처 나무둥치 위에 앉아 있는, 한겨레 신문에 실린 그 뒷모습은 참 슬펐지요.
다시 보아도 슬픕니다.
신문에 실린 그때의 사진입니다.
그때 우연히도 처음부터 끝까지의 이야기를 신문에서 읽고 아이들과 같이 나누었는데 지기님 덕분에 다시 보았습니다.
올해 새로 써먹어야겠습니다.
그 뱀을 자연으로 놓아준 곰아저씨는 지금도 잘 지내시리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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