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식구가 저녁을 먹고 식탁에서 커피 한 잔을 하고
아들과 나는 아직 식탁에서 노니작거리고 있는데
남편은 담배 하나를 들고 나가면서 말합니다.
"밥 먹고 났으면 말이야, 가장이 담배 한 대를 거실에서 서-언하게 뽑아야지 때바리가 나는 건데......"
ㅎㅎ
그래서 제가 등 뒤에 대고 말했지요.
여보, 무지무지 공감은 해요, 그치만 동의는 할 수 없지요!
그 말에 나가다가 돌아서서는
당신, 저쪽 의자에 앉으면 안 될까? .....
아쉬운 대로 부엌 렌지 후드를 틀어놓고 그 아래서 피울려고 자리를 잡았습니다.
아빠, 아직 제대로의 겨울은 멀었는데 벌써 그러시면 어떡해요?
마, 초겨울 추위가 더 추운거야.... ㅎㅎ
그러더니 두어 모금 빨다가는 영 아닌지 결국 일어서서 나갑니다.
등 뒤에 대고는 내가 '그 봐! 때바리가 안 나잖아!' 했더니
기어이 아들이 '때바리가 뭐야?' 합니다.
때바리..... 글쎄요. 아시나요?
폼!이란 말로는 한참 모자라지요.
봄이 오고, 봄이 가고....
여름이 오고,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고, 가을이 가고.......
겨울이.... 이제 겨울이 옵니다.
땅이 젖어서인지, 창너머님의 글을 읽어서인지
문득 내 삶의 계절은 어디쯤 오고 갈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희호재에서의 생활은 계절이 오고가는 것을 너무나 실감할 수 있어 좋답니다.
가장 겁나는 추운 겨울이 오고 있지만 겨울은 또 시골의 겨우살이가 주는 더없이 고즈넉한 평화로움이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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