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에서 일을 하다가 족두리꽃이 한창 예뻐서 어두워지기 직전 찍었습니다.
지난해 심은 담쟁이도 아주 잘 자라고 있습니다. 내년쯤 되면 시멘트 담이 다 가리워질 것 같지요.
그렇지만 속지 마셔요. 이건 모두 어디까지나 사진발입니다.
올해는 마당에 백일홍, 메리골드, 한련화, 족두리꽃이 거의 다 입니다.
그래서 좀은 엉성하지만 카메라 앵글을 잘 잡으면 꽃이 그득한 것 같지요.
지난 주 내려온 기원이와 함께 희호재 마당에선 여전히 이리저리 일들을 합니다. 거진 다 되어간다 간다 하면서입니다.
좁았던 화단 넓히고, 잔디 옮기고, 폭우 때 내려온 흙 옮기고, 풀 베고, 잔디 깎고.... 일이 많지요.
그렇지만 지난 해에 비하면 할배입니다.
오전엔 각자 놀고 오후 서너 시 되어야 일을 하니요.
한 사람은 카메라 매고 장바닥에서, 기원이는 도서관에서, 그리고 저는 가까운 안동과학대학에 요가를 하러 갑니다.
오른쪽에 우리 어머니가 소녀처럼 앉아 있습니다.
어머니는 평생 우리집에 오셔서 길어야 하룻밤이시더니 여기 이사 온 덕분에 이번엔 닷새밤을 주무십니다.
그 사이 화단에 올라온 잡초 다 뽑고, 누마루에 걸레질을 매일 같이 하셔서 윤기 내고, 김치까지 담궈 주시고선,
오늘은 저랑 앞집 밭에 가서 깻잎 뜯어와 깻잎 김치 담구어서 누워 계신 앞집 할머니 갖다 드렸습니다.
외식도 싫다, 어디 놀러가는 것도 싫다, 고기 반찬도 싫다.....
둘이 있으면 라면 하나 끓여 밥 말아 먹자....
그러면서도 밖에서 수고하는 사람도 사람이지만 뒷수바라지 하는 건 표도 안 나고 애먹느니라 그러시지요....
우리집 두 남자 모두 외박하고 어머닌 일찌감치 초저녁 잠 주무시고 저는 평화로운 주말 저녁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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