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사진 찍을 때 형편이 되면 따라 갔었지요.
‘심도가 어떻고 셔트 타임이 어떻고....’
눈만 뜨면 사진 이야기를 했으니 사진 연수를 무지 많이 받았습니다.
그렇지만 아마도 제가 사진을 조금이라도 찍는다면 그건 그 연수 때문이 아니라
바람재에 희호재 이야기를 올리면서부터일 것입니다.
운전해 가다가 저거다! 싶은 장면이 있으면 차 세우고 한 자리에서 두어 시간씩 여사로 찍었습니다.
나는 내 카메라를 가져가서 찍어 보기도 하고, 봄에는 아예 사진 찍는 옆에서 봄나물을 뜯기도 하고, 책도 읽고 해보았지만....
기다리는 나도 지겹고, 찍는 사람도 신경 쓰이지요.
게다가 삼각대 들고 뭐가 나올지도 모르는 풀 속으로 뛰어들어가야 하고,
일출과 일몰 사진 찍을 때는 끔찍이도 못 견디는 추위 속에서 두어 시간씩 덜덜 떨어야 하고....
하동장에 가서는 혼자서 장바닥 구경을 몇 바퀴나 하고와도 그 자리에서 찍고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이건 같이 할 일은 아니구나 하고 마음을 접었습니다.
어느 날부터 안 따라 갔지요.
그럼 나는 무얼 했지? 생각해 보니.....
그즈음에 10년 정도 냉담하던 성당에 다시 가고,
또 그보다 조금 앞서, 아는 분들이 일요일 오후 산행을 하셨는데 거기 함께 하는 즐거움이 생겼지요.
그리고 이 사람이 사진전 할 때에 그 구석에 내가 만든 도자기에 마른 꽃 한 다발 꽂아 놓을 수 있으면 하는,
나 자신에 대한 작은 바램으로 마음 속 질투도 접었습니다.
말처럼 쉬웠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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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바람재 들꽃
글쓴이 : 가을하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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