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4. MBC 뉴스데스크 보도에 따르면 '오늘 서울 광화문에서는 수만 명의 시민이 거리로 나와 도로 위에 드러눕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한 비폭력 시위를 벌인 건데,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열린 기후운동 가운데 가장 큰 규모였다.' 고 합니다.
안동에서 버스 한 대로 아침 9시에 출발하여 돌아온 시각은 밤 10시 반 경이었습니다.
단톡방에 누군가가 33인의 독립운동가 같은... 이라고 했지요.
가고오는 버스 속에서 자기 소개(이름, 소감, 자랑)와 느낌 등을 나누는 시간에서 주고받았듯이 하루가 축제 같았습니다.
화장실 다녀오니 자리와 음식이 몇 사람의 수고로 차려져 있어 맛있게 먹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움직여도 일회용품을 쓰지 않은 이동 점심이 가능함을 알게 되어 행복했습니다.
서부시장 어딘가에서 맞추었다고 했지요.
정평위원을 비롯한 몇 명은 따로 미사에 참석했습니다.
저는 미사가 중심인 행사인 줄 알았지만 수많은 단체들이 참가하는 대규모 집회와 행진이 주행사였고
그 중 한국가톨릭기후행동에선 유경춘 디모테오 주교님의 주례로 미사를 드리고 거리행진을 하여 본행사에 합류하였지요.
3시부터 전체 집회가 이루어져 오늘 행사의 세 가지 요구 가운데 있듯이 발언자들은 모두 기후위기 최일선에 선 당사자들이 올라와 다들 똑부르진 발언들을 했습니다.
행진하는 동안에는 아래 사진에서처럼 우리 일행들 중에도 풍물패가 있었고 또 신나는 연주와 춤을 추는 젊은이들이 있어 보는 이들의 어깨와 발걸음이 저절로 흥이 났습니다.
저 무거운 징, 북, 장구 등과 깃발을 종일 들고다니며 애써준 젊은 친구들이 있어 우리들의 희망은 짱짱합니다.
행진 중 사이렌 소리에 맞추어 모두 바닥에 드러누워 기후 위기로 죽어가는 생명들을 생각하는 5분의 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시간 올려다본 서울 하늘은 너무나 푸르렀습니다.
무엇보다 행사의 꽃은 각자가 만들어온 피켓이었구요.
정성스레 만든 지역 깃발과 펼침막, 또 미사에 참석하신 신부님의 양산도 귀여웠습니다.
바로 위 피켓의 문구는 돌아오는 버스 속에서 누군가가 말했듯이 제 맘에도 짠하게 와닿았었지요.
함께 간 친구의 머리 위에 종일 달려있었던 문구였구요.
파주에서 와 미사 후 얼굴만 잠깐 본 친구가 만들어온 피켓입니다.
3년 만에 가 본 광화문 광장은 이전과는 너무나 다른 세상이었습니다.
집회, 시위는 약자들이 자신이 처한 불평등과 부당함, 그 요구를 세상에 외치는 방법이었는데
지금은 보수도 아닌 극우들의 전유물이 된 것 같았습니다.
그렇지만 꼴통인 그들의 집회는 참여자수와 질서정연함, 그리고 언어와 비폭력 면에서 볼품이 없어 내가 속한 세상에 대한 자부심과 위로가 되었습니다.
이런 불쾌한 문구들을 보며 행진하는데 눈에 번쩍 뜨이는 현수막과 집회가 보였습니다.
윤석열 퇴진을 외치는 집회가 오늘부터 출발한다고 누군가가 전해주었지요.
반가워서 서로 손 흔들어 주었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주최측에서 만든 저 등에 씌운 '태양과 바람의 나라로'라는 가운 같은 거였습니다.
개인은 다들 부채나 종이 박스 등으로 만든 피켓을 들고 점심이나 물도 일회용을 쓰지 않는 등 노력을 했는데
저 가운은 사용 후 버리면 그대로 쓰레기여서 생각이 짧았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돌아오는 길에 설문조사를 통해 제대로 알게 된 것이 중요해서 여기에 덧붙입니다.
오늘 9.24 기후정의행진의 슬로건은 '기후재난, 이대로 살 수 없다.' 였습니다.
그리고 이 행진은 세 가지 요구를 했습니다.
1. 화석연료와 생명파괴 체제를 종식해야 한다.
2. 모든 불평등을 끝내야 한다.
3. 기후위기 최일선 당사자의 목소리는 더 커져야 한다.
우리들의 작은 참여가 주변으로 더 멀리 퍼져가서 인류가 지구를 다시 건강하게 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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