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입니다.
곧 더위가 몰려오겠지요.
사계절이 뚜렷한 곳에 살고 있음이 얼마나 행복한지를 저절로 느끼게 하는 요즈음입니다.
이번 달 꽃편지에서는 다들 아시는 이야기를 나누려고 합니다.
지난 5월 1일이었어요.
JTBC 뉴스룸이 끝나자마자 백상 예술대상 시상식을 해서 보게 되었습니다.
상을 받는 사람들의 수상소감이 늘 실망스러워 언제부턴가 이런 프로그램은 보질 않았는데
아마도 전날 바람재 꽃편지를 발송하고 난 후라 제 마음이 푸근해져서인지 편안하게 보았습니다.
또 보다보니 너무나 좋아하는(!)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을 응원하는 마음도 있었구요.
아쉽게도 ‘미스터 선샤인’은 대상이 아닌 최우수연기상만 이병헌씨가 받았습니다.
조금은 불만이었지만 뭐.....
드라마 부문 대상 수상에 김혜자씨의 이름이 불려졌습니다.
드라마 '눈이 부시게'를 보신 분은 그 마지막 회를 기억하시지요?
김혜자씨가 마이크 앞에 서서 꼬깃꼬깃 접혀진 종이(그동안 사용한 대본에서 떼어 온)를 꺼내어 그 마지막 감동 대사를 수상 소감 대신 읽었습니다.
시상식의 대미는 영화 부문 대상 수상자인 ‘증인’의 정우성씨였지만
시상식 자리에 있던 배우들이 모두 일어나 눈물을 글썽이며 기립박수를 보냈던 김혜자씨의 수상소감이
다음날 JTBC 뉴스룸 시간에도, 또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도 재차 언급이 될 정도로 그 여운이 강했지요.
“삶이 한낱 꿈에 불과하다지만, 그럼에도 살아서 좋았습니다.
새벽에 쨍한 차가운 공기, 꽃이 피기 전 부는 달콤한 바람,
해질 무렵 우러나는 노을의 냄새, 어느 하루 눈부시지 않은 날이 없었습니다.
지금 삶이 힘든 당신,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당신은 이 모든 걸 매일 누릴 자격이 있습니다.
대단하지 않은 하루가 지나고 또 별 거 아닌 하루가 온다 해도 인생은 살 가치가 있습니다.
후회만 가득한 과거와 불안한 미래 때문에 지금을 망치치 마세요.
오늘을 살아가세요. 눈이 부시게.
당신은 그럴 자격이 있습니다.
누군가의 엄마였고, 누이였고, 딸이였고 그리고 나였을 그대들에게 이 말을 꼭 하고 싶었습니다.”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도, ‘눈이 부시게’도, 영화 ‘증인’도 혹 빠트린 게 있다면
‘꼭 보세요!’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당신은 좋은 사람입니까?’ - 증인에 나오는 대사입니다.
우리 모두 좋은 사람으로 눈이 부시게 삶을 즐기며 살아가기를....
2019년 6월 초하루에 가을하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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