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입니다.
마당엔 매화꽃이 하얗게 피었고 산수유도 노란꽃을 가득 달고 있습니다.
막 피기 시작하는 목련 곁에서 라일락이 작은 꽃봉오리에 애써 힘주는 것도 보입니다.
봄꽃들이 연이어 피어나듯이 그런 기분 좋은 소식을 읽었습니다.
방탄소년단 멤버인 제이홉(J-HOPE)이 달력의 자기 생일에 ‘기부하기’라고 적어놓고,
실제로 모교의 어려운 후배들을 위해 1억 원을 기부했다는 소식,
그리고 팬들에게도 생일 선물 대신 기부 동참을 권유했다는 소식이지요.
그런데 그 결과가 놀라웠습니다.
17개 국가의 팬들이 함께 하는 기아아동 식량 후원 활동을 비롯하여 전 세계에서 크고 작은 35개 이상의 기부 프로젝트가 진행 중입니다.
무엇보다도 국내 팬들의 움직임에 힘입어 해외 각국 팬들도 소외계층을 위한 후원을 진행 중이라고 하니 제가 다 우쭐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한국의 팬클럽(아미:Army)들은 8개 정도의 후원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데 그 내용을 보니,
제이홉의 고향인 광주 북구에 백미 128포대를 보내는가 하면, 위안부 할머니 후원을 위한 나눔의 집 모금,
유기견 보호단체에 사료 700kg 보내기, 저체온증에 시달리는 신생아를 위한 털모자 뜨개질 재능기부 등이 있었습니다.
기부활동의 내용도 세계적으로 튀고 있는 방탄소년단의 팬들답게 얼마나 재미있게,
또 제이홉에 대한 사랑을 담아서 하고 있는지요.
메인 댄서인 제이홉의 이름으로 춤에 재능있는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댄스 전문 교육 비용을 후원(미국),
직접 제작한 1만 5000권의 노트를 어려운 학생들에게 지원(베트남),
제이홉처럼 미소짓게 해주자는 의미로 구순구개열 수술을 받지못한 아동들에게 무료 수술 지원금 모금(영국과 페루),
혐오 폭력에 노출된 성소수자 난민을 도와주기 위한 모금 등...
그 외에도 산림 보호를 위해 1,030그루의 나무를 제이홉 이름으로 기부(중국),
산불 피해 지방 재건을 위해 나무 기증 캠페인 펼치기(칠레),
다람쥐 애칭을 지닌 제이홉의 이름으로 멸종 위기의 붉은 다람쥐 종 입양 후원(영국),등....
방탄소년단이 노래로만이 아니라 이렇게도 세상을 따뜻하게 만들고 있음을 보는 것은 얼마나 기분좋은 일인지요.
지난 2월 11일 권해효씨가 JTBC 뉴스룸에 출연했습니다.
배우로서가 아니라 일본에 있는 조선학교를 돕는 비영리단체 ‘몽당연필’의 대표로서 나와
그 조선학교가 겪는 차별과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를 하였지요.
(조선학교의 조선은 북조선이 아닌 흔히 우리 민족을 표현하는 그 조선입니다.)
조선학교에 대해서는 오래 전 ‘우리학교’라는 영화를 통해 큰 감동을 받았었고,
또 권해효씨를 좋아하기도 해서 인터뷰를 보자마자 '몽당연필'에 얼른 가입을 했지요.
그런데 놀랍게도 2011년 출범 이후 지금까지 회원이 740명이었는데
TV 출연 이후 총회일까지 닷새 동안 610명의 회원이 새로 가입했다고 했습니다.
얼마 전 TV 드라마 ‘미스 함무라비’를 몰아서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법정 드라마의 원 저자가 현직 부장판사라는 것도 놀라웠지만, 그의 또다른 책 '개인주의자 선언'도 감동이었습니다.
사시 합격을 한 후배들에게 했던 강연에서 그는 법조인의 삶이 얼마나 힘들고 빡신지를 실컷 설명하고 나서
이렇게 끝을 맺었다고 썼지요.
‘법조인은 약자를 돕기 위해 자기 일을 포기하는 희생까지는 필요없다.
자기 행복을 추구하면서도 5분만 더 생각하고, 말 한 마디만 따뜻하게 해도 누군가에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특권을 우리는 가졌다‘고....
생각하니 그 특권은 법조인만 가진 게 아닌 것 같았습니다.
도와주고 싶거나 함께 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단지 월 1,2만원을 내기만 하면 되는,
낼 수 있는 우리에게도 그 특권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방탄소년단 팬들처럼 끼리끼리 어울려 신나고 재미있고 기발하기까지 한 방법으로 함께 할 수 있다면 더 좋겠지만 말입니다.
봄날의 하루하루를 눈이 부시게 즐기고 누리시기를 바랍니다.
2019년 4월 초하루에 가을하늘 드림
'바람재들꽃 카페 초하루꽃편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6월 초하루 꽃편지 - 눈이 부시게 (0) | 2019.05.31 |
---|---|
5월 초하루꽃편지 - 봄꽃과 생태기행 (0) | 2019.04.26 |
3월의 초하루 꽃편지 - 노동자의 삶 파괴하는 손배소송, 가압류 (0) | 2019.02.28 |
2월의 초하루꽃편지 - 이쁜 우리말 (0) | 2019.01.31 |
2019년 1월의 초하루꽃편지 - 새해 다짐 (0) | 2018.12.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