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호재 이야기

산을 옮기고 있는 ㄴㅁㄲ!

가 을 하늘 2016. 5. 16. 11:34

5월 중순입니다.

철 따라 희호재 마당에도 봄꽃들이 피었다가 지고 여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곱던 황매화도, 개나리도, 장독대 뒤의 조팝나무꽃과 돌단풍꽃, 영산홍도 이제 모두 스러지고 있습니다.




대신 해당화와 병꽃이 하나 둘 피기 시작하고 정화조 굴뚝에 기대어 선 불두화가 한창입니다.

자리를 옮긴 금낭화가 다행히 살아서 몇 개의 꽃을 피우고

지난 해 한여름을 힘겹게 이겨낸 붉은 인동초가 지금 대문 기둥 옆에서 예쁘게 순을 올리고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꽃들이 피고 지는 사이에 희호재 마당에서 ㄴㅁㄲ은 산을 옮기고 있습니다.

아래채 왼쪽으로 화장실을 넣을까 고민하는 중인데 그 자리에 쌓아둔 땔감나무들이

비맞고 또 미관상도 마음에 안 들던 차에 본채 뒤로 옮기는 거대한 작업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일의 양만 보고도 전 질려 버리지만 서두르지 않고 꾸준히...

은근과 끈기로 끝내주는 ㄴㅁㄲ에게 걸리면 무슨 일이든 시간에 비례해 이루어집니다.



옮기기만 하면 되는 게 아니라 깐총하게 길이도 맞추려면 전기톱질도 꽤나 해야 했지요.

손수레로 몇 번이나 왔다갔다 했을까요?






2,3주도 넘어 해오던 이 큰일이 다행히 어제밤 비가 오기 전에 거의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아래채 앞 잔디 위에 마구 떨어져 있던 가느다란 나무 덩거리와 수없이 많은 나무조각들은 제가 주워 담았습니다.

은근과 끈기는 없지만 잠깐 하는 뒷정리는 한 깔끔하는 제 담당입니다.


그래서 희호재는 여전히 건재하다고 이렇게 오랫만에 소식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