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지리산 벚꽃십리길을 같이 걸었던 사람들이
가을이 가기 전에 지리산 차마고도 길을 걷자고 말을 했었지만....
이런저런 연유로 그건 쉽지가 않았습니다.
지리산 차마고도 길을 걸으려면 2박3일은 지리산의 품 안에 있어야 할 것 같은데....
그러기엔 둥둥님도 걸리는 일이 많았고, 저도 그러했지요.
그러다 둥둥님은 아예 움직이기 어려운 형편이 생겼고
1박하러 지리산까지 가기엔 꾀가 나서 결국은
가까운 무섬마을과 회룡포를 걷고 희호재 아래채에서 자자고 두 분을 꼬셨지요.
그래서 이틀을 낭개님, 어진내님과 함께 우산 쓰고 영주 무섬마을과 예천 회룡포 마을을 걸었습니다.
시험 문제 내고 뭐하고 하느라 잠시 깜박하고 지냈는데
오늘 여행방에 선인장님이 올리신 무섬마을과 회룡포 사진을 보니 생각나서 다시 꺼내어 올립니다.
무섬마을 외나무다리를 건너오며 어진내님은 많이 떨었대요-------
싸리(?)대문 안 안개꽃같은 꽃과 수세미가 어우러져 너무나 정겨워 보였습니다.
뿅뿅다리 앞에 차를 세우고 걸어서 건너고 싶었는데 네비양 말만 듣고 가다보니....
회룡포 마을로 들어가는 도로 어딘가에 차를 세우고 눈에 가득 단풍을 담았습니다.
저 길에서도 누군가는 밸리 폼이 그냥 나오지요?
그런데 네비양에게 불평을 하면서 차를 세우고 마을을 한 바퀴 돌면서 보니
우리가 건너고 싶었던 뿅뿅다리는 물에 잠겨 있었지요.
예정대로 갔다면 마을을 들어가지도 못 할 뻔 했습니다.
인생사... 불평을 함부로 할 일이 아님을 다시 깨달았지요.
아주 오래 전 제자가 보내온 제일제당 사외보 표지 사진엔
아침 안개 피는 물 위의 저 뿅뿅다리 위에 할아버지와 손녀와 강아지 한 마리가 걸어오고 있었지요.
그 사진에 반해 몇 번을 갔는데 딱 가을날 비 오는 날에 가야 그 맛이 납니다.
아쉬운 마음에 맨발로 뿅뿅다리에 들어선 어진내님에게 치킨 배달 아자씨 왈....
발 아파요. 웬만하면 가지 말아요.... 그랬다고...
사진 속 예쁜 회룡포 마을을 산길까지 완전히 한 바퀴 걸어서 모두 접수했습니다.
종일 비가 오락가락..... 그런 날 걸어야 딱 제맛임을 다시 맛보았습니다.
저 사진을 어디서 찍었는지 아시나요?
회룡포 마을을 나와 다시 돌고돌아가면 장안사라는 예쁜 절이 있습니다.
그 절을 지나 산을 올라 전망대를 가면 사진에서처럼 방금 걸었던 그 회룡포 마을이 한 눈에 들어 오지요.
마을의 벼를 베기 직전 안개 피는 아침에 가야 젤 예쁜 풍광 사진을 찍을 수 있다고 들었는데 조금 늦었습니다.
희호재를 1년에 두 번이나 왔다가는 행복을 가졌다고 두 분은 좋아라 하셨지만
가을을 조금 우울하게 지내고 있는 저는 두 분 때문에 행복한 이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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