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호재 풍광 및 짓는 과정

무덥고 긴 여름을 잘 견뎌낸 희호재

가 을 하늘 2010. 9. 11. 10:33

이번 주 초부터 가을이다 하고 혼자 생각했습니다.

얇은 긴팔옷을 입어도 그닥 덥지 않고, 밤에 마당에 나갈 땐 윗옷을 하나 걸치고 나가고 싶은 날씨가 되었으니까요.

올여름은 유난히 덥고 비가 많이 왔습니다. 게다가 개학 후까지도 내내 여름 날씨가 이어졌지요.

 

이사 오고 세 번째 여름을 지냈습니다.

이사 온 첫 해에 올해처럼 비가 왔다면 어떤 일이 있었을까? - 를 생각하면

늘 '때를 따라 돕는 은혜'란 말씀이 생각납니다.

 

두 사람 다 여름내내 '여행 가자!'란 생각도 않고 지냈습니다.

가장 큰 일은 마당의 풀과의 싸움이지만

ㄴㅁㄲ은 끊임없이 올라오는 국화순을 따주는 일을 정말 '의지의 한국인'답게 했습니다.

전 국화순 따는 일이 재미없어서 하기 싫지요. 그래서 올해는 국화에 손 한 번 대지 않았습니다.

그럴 때면 두 사람 다  0 형임을 실감합니다.

마음 가는 일, 신경 쓰이는 일엔 제대로 (완벽하게?) 할려고 하지만

그 반대의 일엔 신경을 딱 끊을 수 있다는 것!

그렇게 끊을 수 있다는 것 때문에 ㄴㅁㄲ에게 섭섭해 한 적도 꽤 되는데 살면서 보니 저도 그렇지요.

 

이 여름 무더위와 폭우를 잘 견디어 준 우리집이 기특해서 카메라를 들었습니다.

언덕 위의 벌개미취도 우리 두 사람의 도움을 받아 풀들과 열심히 싸워 제 영지를 확보했지요.

 

 

 

 

 

 

 

 

  

  

 

 

'이제 마지막 국화순 따기야!' 하면서 또 따고 또 따고 하지요. 오늘 아침까지도....

그러다 꽃봉오리 올라오는 녀석을 따버릴까 전 걱정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