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호재 이야기

다들 잘 계셨나요?

가 을 하늘 2010. 4. 16. 22:54

아파트에 살 땐 해마다 봄이면 쑥을 뜯어서 살짝 데쳐 물기를 덜 짠 채로 냉동실에 한 뭉치씩 적당적당히 넣어두고는

먹고싶을 때마다 쑥국을 끓여 먹었지요.

그런데 이사오곤 대문만 나서면 쑥이 지천으로 올라오는데도 오히려 풀 뽑고 뭐 하고 그러느라 짬이 나지 않아

두어 해 쑥을 뜯지를 못 했습니다.

올해도 이쁘게 올라오는 쑥을 그림의 떡처럼 바라보았는데....

 

오늘 퇴근 후에 30분쯤 뜯어서는 '수수꽃다리님표' 쑥전을 부쳤습니다.

저는 늘 된장 풀어 쑥국만 끓여 먹었는데 수수꽃다리님이 전을 부쳐 먹으면 맛있다고 해서.....

 

우리밀 밀가루에 계란 하나 풀어 그대로 쑥 넣어 대충 부쳤지만 맛있어서 몸에 봄기운이 막 솟는 것 같았습니다.

 

ㄴㅁㄲ은 저녁 먹고 아직도 목공실에 있습니다.

어제는 거름 열 푸대 화단에 다 넣고 목공실에 11시까지 있으면서 위문 공연 한 번 올 법도 한데 안 내려 온다고 섭해해서

오늘 저녁엔 방금 물 한 병 갖다 주고 그만 하라고....  그러고 올라 왔습니다.

ㄴㅁㄲ이 만드는 또 하나의 작품은 시험 출제 다 하고 나면 올리려고 합니다.

 

며칠 전 정거장에 잠시 들어갔다가 다!자로 끝나서 '다들 잘 계셨나요?'하고 글짓기를 해서 올리려고 했는데

도무지 맘은 바쁘고 글짓기는 안 되어서 하다가 꼬랑지 내리고 말았지요.

그런데 오늘 보니 창넘어님이 똑같은 제목으로 '다들 잘 계셨나요?'하고 인사하고 계셔서 혼자서 웃었습니다.

쑥전을 부치면서도 하나는 너무 두껍게 되어 창넘어님이 보시면 흉 보겠다! 생각도 했지요.

눈으로라도 맛들 보시도록 올립니다.

모양새는 없어도 쑥내음새가 향긋하게 맛은 있었지요.

 

가을하늘도 잘 지내고 있습니다. 많이도 끔찍했던 3월이 지나가고 4월도 반이 지나갑니다.

정모 때의 기억이 아득합니다. 모두들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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