ㄴㅁㄲ은 지금 행복합니다.
이름하여 100만원짜리 작업대가 1차적으로 완성되었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온전히 혼자서 한 달 넘어 씨름하여 머리 속의 구상을 눈앞에 만들어 놓았기 때문입니다.
정말 지난한 과정입니다.
카메라 들고 나가서 찍는 동안, 옆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숨이 턱에 차는 작업이었습니다.
이 작업대를 만드는 과정을 보노라면 거실에 만들어 놓은 도자기 장식장은 정말 장난이라고 할 밖에요!
사이사이 찍은 사진으로 완성품에선 보이지 않는, 질고 우리한 과정들을 보여 드립니다.
지난 번 글에 보여 드린 상판을 완성한 후 사포질까지 하고선 다시 뒤집어 엎어놓고 네 다리를 만들어 끼웠습니다.
크기를 맞추어 자르고 깎아도 다리를 하나씩 끼워맞출 때마다 또 수십 번의 손이 가지요.
이걸 바이스(?)라고 했지요. 작업대 위에서 톱질을 하거나 할 때 나무를 꽉 잡아주는 고정대같은 것입니다.
목공 작업대에는 꼭 있어야 할 것이지요.
사이트에서 본 작업대에는 바이스가 하나만 달려 있었다는데 튼튼하라고 두 개를 달았다지요.
10cm 두께의 상판에 정확한 간격으로 8개의 구멍을 뚫는 것도 힘들었을 터인데 그 구멍에 두 개의 바이스 고정대를 끼운 다음 그것에다가 오른쪽 부분의 움직일 수 있는 녀석들을 끼워 내는 것도 여간 용을 써야 하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옆에서 보는 것만도 용이 쓰이지요.
이렇게 낑낑 대며 조여서는, "이렇게 쓰는 것이야" 하고 시범을 보여 주었지요. 상판을 뒤집어서요.
이건 네 개의 다리 사이사이에 끼울 버팀 나무(?)를 재단하고 있는 것입니다.
못 하나 쓰지 않고 만드는 고로 네 개의 다리와 네 개의 버팀목 하나하나가 모두 끼워맞춤할 홈이 있어야지요.
작업대 다리를 네 개 만들어 놓고는 긴 쪽과 짧은 쪽의 다리 버팀목을 또 다시 재단하고, 자르고, 홈을 내었지요.
그 하나하나의 과정마다 맞나 끼워보고, 빼고.....
8개의 나무 기둥들을 다 홈을 파고 잘라서 일단 끼워맞추어 보고, 맞춤하다 싶게 되면 다시 빼서는 본드를 바르고 제대로 끼워맞춰 넣지요.
넣을 때는 나무망치로 적당히, 또 수십 번 때려서 잘 집어넣고는 일정 시간 클림프라는 걸로 꽉 고정을 해놓는답니다.
제게는 네 개의 다리 사이사이에 버팀목을 ㄷ자로 다 넣고는 마지막 것을 넣는 작업도 쉬워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이제 완성된 다리 네 개를 한꺼번에 끼워야 합니다. 며칠 전 확인했던 상판의 구멍이지만 그리 쉽게 또 들어가지는 않지요.
일단 본드 바르고.......
또 깎아내고.....
네 다리가 다 제자리에 앉았을 때 힘껏 망치질을 했지요. 한 번 하고는 들여다 보고 또 망치질 하고 들여다 보기를 다시 수십 번도 더.....
제자리에 들어간 다리에다가 다시 클림프로 고정을 했습니다.
본드 넣은 자리가 딱 들어 붙어라고....
이 작업들을 금요일 저녁에 할 동안 두어 시간 ㄴㅁㄲ의 시다바리(?) 노릇을 해주었습니다. 나무를 대어주고, 클림프 중간을 잡아주고...
덕분에 혼자 하면 세 배가 넘어 걸릴 시간을 단축했다고 했지요.
그런데 잠시 거들 동안 엉거주춤 잡아주는 그 짓으로도 나는 허리가 아픕니다.
이 사람은 어찌 하는지 알 수 없지요. 무쇠도 아니면서....
어제 오전에 마지막 아주 고운 사포질을 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제 1차 작업은 끝났나 했더니 여기에 기름칠을 하고 나니 때깔이 아주 달라졌습니다.
우리집 서재에 있는 고재로 된 책상보다 더 튼튼한 느낌을 주지요.
저 상판에 눈금자를 다 그려넣고, 나무를 고정시킬 구멍도 뚫고.... 해야 할 일이 아직은 꽤 남았답니다.
보통 같으면 그동안의 목공일의 맛을 본 것으로 이제 그만 할 때쯤 되었구만 이리 힘들게 작업대를 만드는 걸 보니 정말 ㄴㅁㄲ의 목공일은 질게도 갈 것 같습니다.
하나의 공정을 끝내고 ㄴㅁㄲ은 오늘 오전에 오랫만에 카메라 매고 장바닥을 다녀오고, 저도 무지 오랫만에 안동 낙동강변 마라톤 대회에 가서 10km를 걷고 왔습니다.
5km 뛰러 갔다가 본의 아니게 10km 대열에 낑겨서 달리기보다 걷기를 더 많이 했지만 그래도 뿌듯합니다.
갑자기 혹사시킨 다리가 내일쯤 아우성을 질러대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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