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정원에 심을 나무 이야기를 하던 중
수선화 .... 자작나무..... 그러다 닥터 지바고 생각을 하였지요.
같은 영화를 보아도 사람마다 기억하는 것은 제각기 다르지요.
저는 지바고가 창문에 호하고 불면서 밖의 자작나무숲이 나타나고 라라에게 달려가던 장면이 제일 기억에 남아 있구요.
그러다 오래 묵혀둔 일을 했습니다.
닥터 지바고의 저자인 '보리스 파스테르나크'가 쓴 아래 시를 나는 어디에서 보았는지 모르는 채로 오랫동안 일기장 한 구석에 끼워두곤 하였지요. 그러면서 이 시의 제목이 무얼까 찾아보고 싶다가도 그냥 정말 이 시가 그의 시일까 하는 막연한 생각을 가진 채로 그냥 말고말고 하였는데 드디어 어제는 인터넷을 다 뒤져 제목을 알아내었습니다.
그런데 실망하였지요. 제목은 바로 시의 첫 두 줄 그대로였습니다.
번역하는 사람에 따라 시의 맛이 얼마나 다른지, 그런데 번역한 사람도 모르는 채로 오래 전 적어둔 이 번역이 저는 마음에 들었답니다.
소설가보다도 시인이면서 정작은 '닥터 지바고'로 더 알려진, 그러면서도 조국 러시아에서의 사상적인 압력으로 노벨상을 거부해야 했고, 그리고 쓸쓸히 죽어가야 했다는 파스테르나크의 시집은 '알라딘'의 어디에도 없네요. 아쉽게도.
< 모든 일에서 극단에까지 가고 싶다 >
모든 일에서
극단에까지 가고 싶다.
일에서나, 길에서나,
마음의 혼란에서나.
재빠른 나날의 핵심에까지
그것들의 원인과
근원과 뿌리
본질에까지
운명과 우연의 끈을 항상 잡고서
살고,
생각하고,
느끼고,
사랑하고,
발견하고 싶다.
아, 만약 부분적으로라도
나에게 그것이 가능하다면
나는 여덟 줄의 詩를 쓰겠네.
정열의 본질에 대해서
오만과 원죄에 대해서
도주나 박해
사업상의 우연과
척골과 손에 대해서도
그것들의 法則을 나는 찾아내겠네
그 본질과
Initial을
나는 다시금 반복하겠네.
- 보리스 파스테르나크(B.Pasterna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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