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목발을 짚고 인사하는 제가 쫌은 안스러웠던지 ㄴㅁㄲ이 농담을 하고 나갔습니다.
"발만 안 뿌랐으면 요즘이 당신의 전성기인데..." "어째서?"
"아가 애 먹이나? 서방이 애를 먹이나? 하고 싶은 건 천지구디지...
발 안 그랬음 마당도 이쁘게 맹글었을 텐데...,
이번 생은... 아니고 올해만 참으시오!" "ㅍㅎㅎㅎ"
'아무래도 이번 생은'이란 골무꽃님 글 제목까지 곁들여 그러고 나갔지요.
책 읽다가 슬며시 바람재에 들어와 단해님과 골무꽃님 이야길 재밌게 읽다가 카메라 들고 나갔습니다.
계절이 바뀌고 마당의 풍광이 바뀌어도 가끔 핸폰으로 몇 장씩 담곤 했는데
어제 다녀간 친구가 핸폰에 담아 보내온 사진을 보니 안 되겠다 싶었지요.
햇살 아래 나가서 목발 짚고 찍다가 온몸이 땀에 젖어 들어왔습니다.
그리고는 이렇게 올립니다. 일부는 그 사이 담은 핸폰 사진입니다.
모종판에서 싹 틔우곤 발을 다쳐 ㄴㅁㄲ이 옮겨 심은 백일홍이 이렇게 예쁘게 자라고 있습니다.
"더 커지 마! 됐어. 지금이 딱 적당해!"라고 노래를 하지만 매일매일 키가 커지고 있지요.
그러다 태풍이 오면 한 방에 쓰러져 아깝지만 그때까지 즐기는 걸로 고맙다 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모감주나무가 한창입니다.
5년간의 출퇴근 길에 매년 만나던 이 이쁜 녀석을 심었더니 그새 이렇게 후딱 컸습니다.
붉은인동초는 늦봄에 꽃을 확 피웠다가 지고나선 또 이렇게 수시로 꽃을 보여주어 이쁩니다.
요건 친구의 앵글을 흉내내었지요.
능소화가 몇 년 꽃을 적게 피워 안달했다가 친구에게 배워 유박거름을 주었더니 꽃을 이렇게나 달고 있습니다.
바로 위 두 장은 친구가 보내온 사진입니다.
미니백일홍을 봄에 너무 일찍 사온 탓에 추위에 엄청 애를 먹더니 이제 제대로 힘을 받았습니다.
5포기 심은 사피니아도 늘 싱싱한 꽃이 가득이어서 고맙지요.
구석구석 정리 안 된 모습과 풀이 무성한 모습은 감추고 일부만 보여 드립니다.
그래도 이사 와 마당만 덩그렇고 뭘 심어야 할지 모르면서도
길 가다 예쁜 꽃이나 나무를 보면 당장 옮겨 심고 싶어 안달했던 때를 생각하면 상전벽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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