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여행,함께하기

4/27 교구 봄철 생태기행을 다녀왔습니다.

가 을 하늘 2019. 5. 3. 00:19

다녀온 지 일 주일이 지났는데 이제서야 씁니다.

생태기행은 늘 생명환경연대가 주관하지만 특별히 이번 기행은 (주)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 문제에 대한 항의의 의미를 담고 있어서 생명환경연대와 정평 등 사회사목협의회 주최로 이루어졌습니다.

안동, 상주, 문경과 영주 이렇게 총 3대의 버스로 움직인 교구 식구들이 함께 하였습니다. 

우리 송현본당에서는 아가다 수녀님을 포함하여 8명이 참석했습니다.

11시 경 봉화 석포제련소 제2공장 앞에 도착하여 강 건너 공장을 뒤로 하여 공장 관련 트럭들이 오고가는 도로 가에서

석포제련소 문제로 오랫동안 싸워오고 계시는 이상식(봉화 성당 교우)님의 짧은 설명을 들었습니다.

이 분을 뵐 때마다 그 힘든 싸움을 그렇게 오랜 기간 해오고 계심에 늘 마음이 숙연해지지요.



제 2 공장 전경입니다.

누군가가 온다고 하면 최소한의 가동만 해서 공장 굴뚝 연기가 확 준다고 합니다.



공장 주변 산의 모습만 보아도 소나무 종류 외의 활엽수들은 다 말라죽고 산의 토사도 흘러내려 저렇게 해둔 모습이지요.

48년의 역사를 가진 석포제련소는 아연을 함유하고 있는 광석을 해외에서 수입해 와서 99.99%의 아연괴를 생산하는,

아연 제련 및 합금을 제조하는 공장입니다.

공장의 굴뚝에서는 아황산가스를 내뿜어서 산림과 식생을 훼손하고, 주변 토양을 산성화하지요.

물에 녹지않는 중금속은 수십년간 낙동강으로 유입되어 낙동강 물을 식수로 먹는 안동을 포함한 1300만 주민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공장 위 쪽으로는 다슬기가 살고 있는 강물이 아래로 가면 식물과 물고기들이 죽거나 겨우 연명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지난 해 2월에는 폐수처리장의 일부가 고장났음에도 폐수를 그대로 배출하여 조업정지 20일 처분을 받았지만

그마저도 피해가기 위해 행정소송 중이지요.

서울 영풍 문고와 같은 재단이며, 경찰 쪽 등의 공직에 있던 분들을 영입하여 로비력도 대단한,

게다가 석포면민의 80%가 제련소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는 그야말로 공룡기업이어서 쉽지 않지요.

그러니 이렇게 문제가 많음에도 현재 제 1,2,3공장에 이어 4공장까지 지으려고 한다고 하지요.



설명을 듣고난 후 이렇게 피켓을 들고 구호도 외치며 사진을 찍었습니다.

아직 대오 정리 중에 찍은 사진이어서 어수선하지요.


그리고 걷기 시작 전 한 가지를 더 했습니다.

4월 27일 같은 날 DMZ(비무장지대) 강화에서 고성까지 500km를 잇는 평화손잡기 행사가 있었지요.

1년 전에 열렸던 남북정상회담을 기념하고 또 남북의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그래서 우리도 이렇게 인간띠를 만들어 잠시 손잡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사진을 본 누군가가 물었습니다. 

얼마동안 손을 잡고 있으며 그러는 동안에 무엇을 하냐고....

그냥 잠깐 손잡고 사진 찍는 것 뿐이지만 그래도 그것은 DMZ 500km의 가슴두근거리는 모습을 상상하게 해주고

우리도 함께 했음을 알리는 사진을 DMZ 행사 본부에 보내어 응원하는 것이지요.

그 날 이스라엘 사해에서도 시드니에서도, 심지어 5명 가족이 손잡고 동참한다는 사진들을 보내어 왔다고 합니다.


생태기행 전후로는 비가 온 날이 많았지만 이 날은 날씨가 아주 좋아서 걷기에는 딱이었습니다.

석포역에서 승부역까지의 8.9km는 내내 강을 끼고 걷는 이쁜 길입니다.

비록 포장이 되어 있음이 아쉽지만...

걷는 길만 생각했다면 승부 - 분천을 걷는 것이 더 이쁘지만 이 날의 생태기행은 석포제련소를 가야 해서 이렇게 했지요.

승부역에서 석포역까지는 기차를 탔습니다. 재밌게도 8분 정도 걸렸지요.


이 날 걷다가 굉장히 크고 흰꽃이 가득한 나무를 보았는데 그게 이름만 들었던 귀룽나무여서 반가웠습니다.




사진 찍다가 뒤쳐져서 허기진 배를 안고 가보니 우리 송현 식구 8명이 같은 자리에서 먹게 되어 좋았습니다.

수녀님이 끓여오신 미역국도 맛있었고 모두들 많이 가져오셔서 나눠먹는 즐거움이 컸습니다.


우리 성당 식구들끼리....


봄꽃이 가득한 길을 걷고 또 함께 해서 좋았던 날이었지만

잠시 들러기만 하고 온 석포제련소 문제는 우짜지? 하는 마음 짐(그래도 우짜지도 못 하지만...)이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수녀님 명령(?)도 있었지만 미뤄둔 이 글을 이제라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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