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땡볕에 고추를 땄습니다.
어제 해거름 늦게 3분의 1쯤을 따고 오늘 저녁녘에 나머지를 따려고 했지요.
그런데 갑자기 ㄴㅁㄲ이 오후에 문상을 갈 일이 생겨 안 그래도 늦은 아침을 먹었는데
지금 딸까? 아니면 오후에 혼자 따도 되나? 해서 아직 여행 여독이 덜 풀린 몸으로 강제 노역을 했습니다.
햇살은 여전히 뜨겁지만 그래도 어제아레까지의 더위보단 아주 조금 눅어졌지요.
두어 시간 따서 씻으려고 느티나무 그늘 아래로 수도를 끌어와 고무통에 물을 받는데
난데없이 ㄴㅁㄲ이 말했습니다.
"부부는 위대하다!"
왜냐고 물었더니 혼자면 이런저런 일들을 어떻게 하겠냐고?
둘이니까 이 많은 일들을 하지 않느냐고!
만약 우리 둘 다 혼자라면 아파트에 살지 않겠냐고..... 했지요.
더워 죽을 지경이었는데 그 한 마디에 깜빡 행복해져서는
은박지자리를 씻어 햇볕에 널었다가 걷어서 자리 깔고, 수도꼭지를 틀고, 잠그고, 고추를 나르고...
그늘에 앉아 ㄴㅁㄲ이 고추를 씻는 동안 잔일들을 하느라 연신 햇볕을 들락거렸지요.
그리하여 꽤 많은 양의 고추 하나하나를 뽀독뽀독 씻어 헹구어 요렇게 널어 놓았습니다.
내일쯤 우리 동네 젊은 부부에게 가져가면 해마다 그러듯이 건조기에 말려주지요.
첫물이 몇 건이나 될지 궁금하지만.... ㅎ
씻고 점심 먹고 에어컨 아래 앉아 이렇게 따끈따끈한 글을 씁니다.
'희호재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희호재 근황 - 자잘한 이번 주 살아온 이야기 (0) | 2019.03.15 |
---|---|
[스크랩] 새해 인사 겸 자랑입니다. (0) | 2018.12.31 |
앞집을 샀습니다. (0) | 2018.06.06 |
[스크랩] 확실한 생일 선물! (0) | 2018.05.11 |
[스크랩] 따끈따끈한 뉴스...천지가 개벽할 일! (0) | 2018.05.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