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초,
병산서원 배롱나무꽃을 감탄하며 보다가 봉화 들머리에 있는 도암정의 연꽃을 보러 가자고 하였다.
그랬는데 차일피일.....
결국 방학 마지막주에 움직였더니 그 곱다는 연못의 연꽃들은 이미 연밥을 다 맺었고
아쉬운 마음으로 봉화 바래미 마을을 가다.
<도암정>
그래서 오히려 알게 된 (정리 않고 있으니 내내 입에 가시가 돋는 느낌인 ㅎㅎ) 바래미 마을의 모습들이다.
더위가 한창인 날 한나절을 돌아다녀도 지치지 않고 행복했던 날의 기록이다.
<마을 들머리에서 만난 정경>
<이 마을의 중심인 만회고택.
이 댁 어느 곳에서 만국평화회의에 보내는 독립청원서가 작성되었으며
또 독립군자금 모금을 위한 비밀 회의(이 내용은 마을 입구에서 읽은 듯한데 확인이 필요하다)가 열리기도 하였다고...>
<만회고택에는 세 분의 독립운동가가 태어났다는 방이 있다. 그 방의 다락이 이뻐서 담다.>
<300년이 넘었다는 이 장석을 열고 후원을 내다 보았다>
<남호구택의 정갈한 모습이다.
이 댁은 만주에 독립군자금을 보낼 때 집과 전답을 저당 잡혀 가장 큰 돈을 내었다고 하니
그 후 살림살이나 권력으로부터의 핍박 때문에 얼마나 고초를 겪었을지... 또 해방 후에는? >
<소강 고택의 큰마당의 여름꽃이 정말 풍성하였다. 그 중에서도 아래 연보라빛 봉숭아가 얼마나 이뻤는지...>
<소강고택의 안마당을 마주한 대청마루에 앉아서...
서울살림을 접고 내려와 고택을 지키는 이 댁의 며느님에게서 마을과 집안 이야기를 들으며 차를 얻어 마셨다.
대접받은 우리가 고마웠지만 말벗이 되어주어 외려 고마웠다고....>
<한옥들이 가득한 바래미 마을의 어느 자락엔 어렵게 준공 허가를 받았을 이런 집도 있었다.
마당 귀퉁이 무리지어 피어 있는 족두리꽃과 노란 칸나(?)가 이뻐 사진을 찍다가 인심 후한 주인장의 권유에 못 이기는 척 들어가
더위도 식히고 맛있는 떡과 물도 얻어 마신 덕분에 점심 시간이 훨 늦은 시간까지 돌아다닐 수 있었다>
<지나치는 어느 집 마당에선 흔하디 흔한 메리골드가 예쁘게도 피어 있었다>
바래미(해저리) 마을은 오래 전 바다 밑이었다고 한다.
비가 오면 마당에 물이 흥건이 고이지만 거짓말같이 빠져 나간다고....
나는 늘 가까운 하회마을을 가면 뭔가 아쉽고 마음에 차지 않았다.
마을 전체가 각박해 보이고 오래된 한옥들은 있지만 집과 사람이 어우러지는 맛이 없었다.
그런데 바래미 마을을 다니며 그 곳에 사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 이유를 알 듯하다.
집집마다 이렇게 사람 손길이 간 꽃밭이 있었거나 사람을 반기는 주인장들이 있었던 것 같지는 않다.
전국에서 독립운동가가 제일 많이 나온 안동이건만 하회의 그 유서깊은 마을에서는 별로 들은 바가 없다.(?)
얼마 전 영화 '암살'을 보고나서 느꼈던 우리 역사에 대한 속상함이 함께 해서 바래미 마을이 더 정겨웠는지도 모르겠다.
비 오는 가을날 오후나 눈 내린 겨울에 다시 가보아야겠다.
유독 이쁜 것이 집집마다 가득한 여름꽃들 때문이었는지 확인하고 싶다.
(카페로 스크랩한 후 여기에만 덧붙이는 글이다. 너무 깨알자랑이어서 카페에까진 못 하고 나만 기억하고 싶어서...
사진과 내용을 정리하다가 우연히 어느 블로그에서 바래미 마을 전체 전경과 골목길을 담은 사진을 보았다.
'난 사진을 왜 이리 가까이에서만 담았을까? 이 사진을 보니 창피하네' 했더니
남편 왈 " 당신 사진이 훨 나아. 살아가는 이야기가 있는 사진을 풍경 사진에 비교하다니, 비교할 걸 비교해야지..."
설령 말만일지라도 이리 말해 주어서 무지 고맙고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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