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호재 풍광 및 짓는 과정

희호재에도 가을이...

가 을 하늘 2013. 9. 14. 10:06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얌전하게 내리고 있습니다.

폭우 대신 적당하게 대지를 적시며 내리는 비입니다.

희호재에도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고 있습니다.

이틀 전 오랫만에 사진 몇 장을 찍었습니다.

 

 

얄진이가 새끼를 낳던 날 ㄴㅁㄲ이 옮긴 옥잠화는 폭염 속 이사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잡았습니다.

정가네 동산의 이야기를 읽다가 배워서 누렇게 말라가던 꽃대를 잘라주었더니 말끔해졌습니다.

 

 

지난 해의 두 배쯤 되는 220포기를 심은 고추는 올해 55근을 수확했습니다.

두 번째 딸 때 25근을 따서 그 추세로라면 8,90근은 족히 따겠다 싶어 판다고 자랑했더니

세 번째 딸 때 보니 탄저병이 살짝 와서 그 후론 별로 따질 못 했지요.

한 순간에 탄저병이 오는 걸 보니 1년 농사로 짓는 사람들이야 약을 자주 안 칠 수가 없겠다 싶었지만,

한편으론 우리야 약을 두어 번 밖에 안 쳐서 그렇다 해도 이웃에 약을 열심히 쳐도 병이 드는 걸 보면 약으론 안 되는 일인데 약만 치는 게 아닌가... 생각도 들지요.

 

 

대문과 우체통과 능소화가 이쁘다고 어떤 사람이 사진 찍으러 온 적이 있었는데 능소화도 이제 두세 송이 남았습니다.

 

 

옥잠화의 보초를 받으며 김장 배추가 씩씩하게 자라고 있습니다. 저 아래엔 무우도 올라오고 있지요.

 

 

여행 갔다오고, ㄴㅁㄲ은 배수로 공사하고... 그러느라 이 언덕 잡초들 손을 봐주지 못해서 벌개미취들이 제일 애를 먹었습니다.

 

 

주인공은 장독대가 아니라 얄진이입니다. 꼭 합성 사진처럼....

 

사진 찍으며 마당을 돌아다니는 동안 얄진이는 내내 내 다리에 와서 부비고 하며 놀아 달라고 합니다.

만져주고 쓰다듬어 주면 가랑가랑... 소리내며 기분 좋아 하지요.

 

 

장대비에 마구 누운 루드베키아를 한 번 잘라 주었더니 다시 얕게 꽃들을 피워 그나마 좀 나아 보였지만

내년엔 이곳에 파를 심든지 한다고 벌써부터 ㄴㅁㄲ이 벼르고 있어 그나마 이 꽃밭도 살아남질 못할 것 같습니다.

 

 

5월부터 조금씩조금씩 하던 배수로 공사가 저 마지막 구간을 남겨두고 여름을 넘겼습니다.

좁기도 하고 음식물 쓰레기장 옆이라 모기도 많아서 한여름 넘기고 이제 하려고 하니 또 자꾸 비가 오지요...

 

 

이사 오던 해 사서 심은 배롱나무 두 그루 중 한 그루는 재작년에, 그리고 이 녀석은 작년에 한겨울 추위를 이기질 못 했습니다.

수형도 잘 잡히고 꽃 색깔도 예뻐서 제가 무지 좋아했었는데 아마도 베어내어야 할 것 같습니다.

이제 안동은 배롱나무가 자라기엔 겨울 추위가 심해졌지요.

 

 

지난 해인지 그 전 해인지 새로 발라 깨끗했던 창호지는 얄진이 때문에 귀곡산장 분위기를 내고 있습니다.

우리가 안에 있으면 저 문틀 위에 올라앉아 우릴 부르니.... 새로 할 수도 안 할 수도.... 고민입니다.

 

 

 

 

이제 내일로 4주째가 되는 아기 고양이 네 마리입니다.

고양이 달라고 소리치는 녀석들에게 꼭 부모님 허락을 받아 오라고 말했습니다. 그래도 걱정입니다.

고양이 키워 본 사람이면 아기 고양이가 세상 무엇보다 이쁘다는 것, 그리고 커가는 게 아깝다는 걸 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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