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을 했습니다.
희호재 김장 이야긴 벌써 세 번째입니다.
우리 어머님이 친구분을 대동하고 오셔서 해주시는 김장 이야기는 이제 안 하려고 했는데
올해는 ㄴㅁㄲ이 키운 배추 농사 자랑을 아니 할 수가 없어서 합니다.
알이 꽉 찬 배추가 70여 포기가 넘었습니다.
희호재에 들러시는 분들마다
'올해는 어딜 가도 배추가 속이 안 찼던데....', '이리 큰 배차(?)는 첨 본다' 라고들 하셨지요.
노란 속이 꽉 찬 배추는 이웃집의 농사 전문가들도 칭찬을 할 만큼 잘 컸습니다.
ㄴㅁㄲ 왈 가물 때도 물을 잘 주어서 그렇다고.....
지난 해 속이 조금 덜 찬 배추를 80여 포기해서 김장독을 2개나 묻곤 했다가 결국 봄에 한 독은 다른 이들에게 다 주었지요.
덕분에 맛있게 익은 김치를 나누어 먹긴 했지만...
그래서 올해는 40포기 조금 덜 되게 했지만 그래도 무지 많았습니다.
겨울 쌈과 전거리로 8포기쯤 신문지에 말아서 보관해 두고, 김장독 한 단지는 묻고,
그리고 김치 냉장고 한 쪽에 가득 채우고....
나머지는 생으로 또는 김치 담구어서 나누어 드렸지요.
어머니는 친구분 두 분과 함께 일요일 점심 때쯤 오셔서는 하룻밤만 주무시곤 다음날 다 버무려서 해주셨지요.
여든의 어머님이 50대 중반의 며느리를 위하여서입니다.
지난 해처럼 올해도 김장만으로 모자라 밥 해주기 성가시다고 당신들 드실 걸 다 해오셨지요.
찰밥과 소고기국과 특별비법으로 하는 시래기국과 생선 한 냄비와 밑반찬 몇 가지까정...
그냥 오시라고, 장 다 보아 두었다고 해도 아니 되지요.
친구분도 어머님과 똑같은 분들입니다.
김장 끝내고 점심 드시고난 후, 가자 하시던 어른이 누마루에 마늘 한 접이 걸려 있는 걸 보시고선
우리 저거 다 까놓고 가자, 학교 갔다와서 언제 까겠노?.....
그리고 내려서는 아래채로 가 그걸 다 까놓고 가셨지요.
담날 몸살 나셨을까봐 전화 드렸더니
우리 어머님 왈 " 마늘 깐 것 다 찧어서 정리해 주고 올걸 그랬다, 김장 뒷설겆이도 얼마나 많은데...." 그러셨지요.
어머님 그러실 때마다 그냥 생각하지요.
어머님과 나는 전생에 어떤 인연이었을까?.....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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