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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도쿄 여행 - 카페 탐방!

가 을 하늘 2023. 4. 27. 14:42

짧은 여행이라서 후딱 적어야지 했는데 방해꾼이 많습니다. 
돌아오니 고추밭 일도 거들어야 하고, 꽃밭의 풀들도 고개를 내밀고는 메롱! 하고 있네요.
 
아들과 아들 친구와 함께 한 여행을 적어두고 싶어 적다보니 길어졌습니다. ^^
지난 해 초 카페 개업을 준비하면서 아들은 런던의 카페들을 보고 온 후 일본도 가고 싶어 했었지요.
그런데 카페 오픈 후에 며칠을 비우기가 쉽지 않고 또 직장인인 친구도 같이 가는 바람에 2박3일의 짧은 여행을 했습니다.  
 

 
안동에서 일찍 출발했지만 오후 3시 45분 비행기를 타는 것도 여유롭지 않았지요.
공항에서 점심 먹으며 잠깐 마음 놓은 탓에 결국 탑승 확인 전화까지 받으며 게이트로 달려야 했습니다.
그래서 첫날은 도착 후 체크인하고 밤길을 30분 가량 걸어서 꼬치 거리로 가 저녁을 먹는 일정이 끝이었지요.
이어진 좁은 골목골목마다 작은 가게가 가득하고 가게 앞 노천의 좁은 테이블에는 끝없이 사람들이 앉아 맥주와 꼬치들을 먹고 있어 진풍경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둘째날 아침 우리나라의 홍대거리같은 인파 가득한 길들을 지나 첫번째 카페를 갔습니다.
파란 셔츠를 입은 아들과 그 옆의 아들 친구의 모습입니다. 
 

 

 

 
복잡한 길을 지나 조용한 주택가 안의 이 작은 집이 아들이 가장 가보고 싶어한 커피 마메야 (KAFFEE MAMEYA) 입니다. 
우리가 본 카페 중 가장 독특했고 신기했지요.
10시 오픈 이어서 10시가 막 지나 도착했더니 벌써 20명 가까이 줄을 서 있었습니다. 
우리 앞엔 스페인 남자분 6명이, 우리 바로 뒤엔 샌프란시스코에서 온 연인들이 서있었지요.
우리 뒤로도 계속 사람들이 와서 줄을 섰는데 화려하게 성장을 한 일행들이 맨 끝에 와 서서 용감하게 말을 걸었더니
바로 위 사진 속에서처럼 즐겁게 포즈를 취해 주었습니다.
"You look so beautiful and happy. Can I take a picture of you?"라고 말을 했지요.
무엇보다 이번 여행에서 영어로 말할 기회들이 있었고 그때마다 말이 이전보다 훨씬 쉬워져서 즐거웠습니다. 
 

 

 

 
커피 마메야 안입니다.
커피 마메야의 컨셉은 약방입니다. 
뒤쪽 벽으로 옛날 약방의 장처럼 생긴 곳에 세계 각국에서 받은 원두를 두고
네 명의 바리스타가 돌아가며 입구에서 한 팀씩 맞아 원하는 커피의 맛과 선택을 도와주고는 눈 앞에서 내려주지요.
공간은 밖에서 줄 선 사람들이 일단 한 걸음 실내로 들어서면 보이는 저 공간 바로 뒤에서 팀별로 설명을 듣지요.
물론 손님들은 저렇게 서서 커피를 마시고 원두를 사갑니다. 
우리는 셋이서 커피 네 잔을 주문하고 원두 하나 샀는데 금액이 13,500엔(대충 135,000원)이었지요.
 

 
카페 푸글렌(FUGLEN). 로고가 유명한,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온 카페라고...
낮에는 커피를, 밤에는 칵테일을 파는, 그닥 넓지 않지만 깔끔하고 독특한 실내외의 분위기를 가진 곳이었구요.
 

 

 
전 세계에 6개 밖에 없다는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Reserve Roastery). 
커피 맛보다는 건물의 안팎과 독특한 잔을 사러 지나는 길에 들렀지만 대기 시간이 90분~150분이어서 구경만 했지요.
 

 

 
마루야마 라는 이 카페는 '푸글렌' 보다는 넓은 안정되고 평화로운 모습이었습니다.
옛날에는 바리스타가 한 명 한 명에게 커피 설명을 해주는, 유명한 곳이었다는데 이번에는 그러지는 않았지요.
아들은 카페를 준비할 때 조명을 가장 신경 쓰고 주로 부분 조명을 좋아했지요.
카페 분위기는 조명이 중요한 걸 어디서나 보게 되었습니다.
카페의 로고와 이름이 들어간 잔을 대하며 아들도 언젠가는 자기만의 로고로 알려지길 바라는 마음 가득이었습니다.
 

 

 

 

 

 
아들이 '커피 마메야' 다음으로 꼭 가보고 싶어한 곳이 이곳 글리치(GLITCH)였습니다.
이곳은 바로 위의 두 곳과는 달리 오직 커피만 팔고 또 매장 한쪽에서 직접 로스팅을 하는 카페이지요.
커피만 팔고 로스팅을 직접 하는... 아들이 제일 좋아하는 컨셉이어요.  
커피 맛을 모르는 엄마 것까지 시켜 놓고 한 모금 마시고는 눈감고 음미하고 감탄하고 행복해 하는 아들을 보며 저도 행복했습니다.
 

 

 
밤이 되어 소위 '오타쿠'들이 몰리는 '아키하바라'라는 곳을 갔습니다.
6차선 도로 양쪽 골목골목과 그 길 전체에 수없이 꽉 들어선 높은 건물들이 거의 다 캐릭터 굿즈를 파는 가게였지요.
애니메이션과 게임 마니아 세대인 아들과 친구는 10층까지 오르내리며 "야, 저거 그거네!"를 외치며 다녔습니다.
바로 위 사진은 아마도 어느 캐릭터와 관련된 희귀본 카드라고 했던것 같은데 금액을 보고는 놀랐지요.
카드 한 장이 우리 돈으로 4,000만원 정도라니요.
 

 
맛있는 스시로 저녁을 먹고는 밤길을 걷다가 붕어빵도 사먹고...
늦은 밤에 두 젊은이는 바에 가서 술도 한 잔 하고...
바가 멀리 있어 꽤 걸어야 한다고 해서 이미 이만 보를 걸은 저는 포기했지요.
 

 

 
셋째 날에는 카파바시(무슨 요괴 이름이라고...) 부엌도구 거리에 가서 커피 주전자와 생두를 샀습니다.
그 거리에서도 저 유니온 이란 가게가 커피 관련 도구를 파는 유명한 곳이라네요.
가게에서 멀지 않은, 제일 크다는 신사 앞 인파들을 헤치고 가게들을 기웃거리고, 도쿄 타워가 보이는 거리를 걸어 공항으로 갔습니다.
너무 짧아 아쉬웠지만 아들과 함께 한 귀한 여행이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