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햇볕 같은 친구들과...
제목의 말은 같이 걸었던 친구가 톡에 올린 말입니다.
셋이서 잘 걷고 와서 글자로 남은 저 말이 이뻐 또 행복해지곤 합니다.
두어 주 전 '백두대간 수목원 트레킹'에 참가해서 잠깐 걸었던 금강송길이 예뻐서 찾아보니
그 길이 외씨버선길 9코스(춘양목솔향기길)에 들어 있었지요.
그래서 나섰습니다.
9코스는 춘양면사무소에서 봉화 서벽쪽 '외씨버선길장승'까지 20km 쯤 되어 다 걷기는 힘들구요.
백두대간 수목원 뒤쪽 금강송 숲길을 걷기 위해 거꾸로 종점에서 출발했지요.
장승이 서있는 산길 외진 곳에 차를 세우고 숲속으로 들어가 온전히 딴세상을 걸었습니다.
쭉쭉 뻗은, 외피가 붉으스레한 금강송(춘양목 - 일제가 춘양역에 모아 수탈해감으로 생긴 이름) 을 오른쪽에 두고 솔향기숲길을 걸었지요.
열심히 산행을 다닐 땐 늘 초입에서 시산주를 마시곤 했는데 하며 우리도...
내일모레가 생일인 친구를 위하여 '커피정경'의 바스크치즈케잌과 더치커피를 가져가 깜짝 생일축하를 했습니다.
초 대신 기다란 성냥에 불을 붙여 노래를 불러 주었지요. ^^
아래는 점심 먹거리였구요.
외씨버선길은 이렇게 안내기둥과 리본이 있어 찾기가 쉬웠지만 딱 한 번 표지를 놓쳤습니다.
대신 칠자화가 많은 동네의 구석구석을 걸을 수 있어 좋았지요.
칠자화란 어려운 이름은 당연히 주이님께 여쭈어 보아 알았습니다.
가지 끝에 일곱 개의 흰꽃이 여름에 피고, 가을에는 아래 사진처럼 저렇게 꽃받침(?)이 진짜 꽃처럼 달려 있네요.
한 친구는 속세를 떠났다가 돌아온 듯 하다고...
맑은 가을날에 이렇게 같이 걸을 수 있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