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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태일이'를 보고

가 을 하늘 2021. 12. 3. 10:57

명필름에서 영화 '노회찬 6411'과 '태일이'를 내놓았다.

독서모임 식구들과 얼마나 도청쪽 CGV에서 노회찬을 만나고 어제 용상 CGV에서 전태일을 보았다.

그래서 오랫만에 전태일의 마지막 글, 그의 유서라고 하는 글을 다시 꺼내어 보다.

 

 

내 사랑하는 친우여, 받아 읽어 주게.
친우여, 나를 아는 모든 나여,
나를 모르는 모든 나여.

부탁이 있네. 나를, 지금 이 순간의 나를 영원히 잊지 말아 주게.
그리고 바라네. 그대를 소중한 추억의 서재에 간직하여 주게.
뇌성 번개가 이 작은 육신을 태우고 꺾어 버린다고 해도,
하늘이 나에게만 꺼져 내려 온다 해도,
그대 소중한 추억에 간직된 나는 조금도 두렵지 않을 걸세. 
그리고 만약 또 두려움이 남는다면 나는 나를 영원히 버릴 걸세. 
그대들이 아는, 그대 영역의 일부인 나. 
그대들의 앉은 좌석에 보이지 않게 참석했네. 미안하네. 용서하게, 테이블 중간에 나의 좌석을 마련하여 주게.
원섭이와 재철이 중간이면 더욱 좋겠네.
좌석을 마련했으면 내 말을 들어 주게.
그대들이 아는, 그대들의 전체의 일부인 나.
힘에 겨워 힘에 겨워 굴리다 다 못 굴린, 그리고 또 굴려야 할 덩이를 나의 나인 그대들에게 맡긴 채.
잠시 다니러 간다네. 잠시 쉬러 간다네.
어쩌면 반지의 무게와 총칼의 질타에 구애되지 않을지도 모르는, 않기를 바라는, 이 순간 이후의 세계에서,
내 생애 다 못 굴린 덩이를, 덩이를, 목적지까지 굴리려 하네.

이 순간 이후의 세계에서 또 다시 추방당한다 하더라도, 굴리는 데, 굴리는데, 도울 수만 있다면,
이룰 수만 있다면....

 

영화를 우리 셋이 보았다. 아까웠다.

더 많은 사람들이, 특히나 젊은이들이 많이 보아야 할텐데 어떨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