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거지에 대해 저도...
<왜요님의 글에 답글로 달려다가 긴 글이 되어 이렇게 올립니다.>
저도 설거지에 대해 몇 번이나 글을 쓰려다가 말았어요.
이런 내용은 말로 하면 쉬운데 글은 길어지고 어려워서이지요.
또 세제를 (거의) 쓰지 않아도 되는 제 방법을 수세미를 선물하면서 지금까지 여러 사람에게 말해보았지만
'그 방법 정말 좋더라.'라고 하며 실천에 옮기는 사람이 드물었기 때문이구요.
아마 작은 불편을 감수하면서까지 오랜 습관을 바꾸기가 어려운 것 같아요.
아, 혹 제 방법을 읽거나 해보시고 '아니다!' 싶은 게 있으면 알려주셔요.
전 좀 깔끔을 뜨는 편이지요. 나름 환경 걱정도 하구요.
그러다보니 별나지요.
그 별난, 근데 해보면 정말 좋은 방법을 알려 드릴게요.
만약 한 분이라도 세제를 줄이고 이리 하실 수 있다면 이 긴 글의 의미가 있겠지요? ㅎ
혹 인터넷에서 이런 행주(전 수세미로 쓰는...)를 보셨나요?
신기한 건 인터넷에서 여러 번 이걸 살 때마다 한 번도 없었던 ‘세제 없이 기름때 제거....’란 말이 어제 이 사진을 가져오려고 보니 있었지요.
마치 최근에 누군가가 저처럼 써보고 알게 된 것처럼 말이지요.
몇 년 전 지구를 아끼는 친구가 세제가 필요없는 수도꼭지(이 수세미와 함께...)가 있다고 알려주었지요.
그런데 전 그 수도꼭지는 불편해서 쓰다가 말고 대신 일반 수돗물에 이 수세미만 써보면 어떨까 해서 써보았지요.
그런데 이 수세미만으로도 거짓말처럼 기름기가 제거되는 거였습니다.
그렇게 알게 된 수세미입니다.
먼저 불편한 점부터 얘기드릴게요.
우선 왜 그런지 이 수세미는 일반 마트에선 팔지 않고 인터넷 판매만 하더라구요.
한 장 가격은 1500원이지만 택배비가 있으니 한두 장 사서 나도 해볼까? 하기가 쉽지 않지요.
그 때문에 저는 말로만 하지 않고 한꺼번에 20개 정도씩 사서 주변에 한두 장씩 나누어 주면서 권해왔지요.
그런데 한 사람 말고는 저처럼 전용으로 쓰는 사람이 없더라구요.
두 번째는 행주로 판매되기 때문에 수세미로는 크기가 조금 불편합니다.
잘라서 쓰면 올이 풀릴까 싶기도 해서 전 그냥 쓰다보니 익숙해졌지만 처음 쓰시면 손에 클거예요.
또 하나는 면이 부드러워서 기름기는 싹 제거해 주지만 밥알 붙은 거와 같은 것을 쉽게 제거해주기엔 그렇죠.
이 수세미는 쓰고나면 꼭 물기를 짤아서 널어야 하니 그것도 불편하구요.
그래서 전 쓱싹 잘 밀리는 수세미를 같이 두고 기름기 없는 설거지엔 쉬이 쓰지요.
이런 몇 가지 불편을 넘기고 써보시면 좋겠습니다.
이건 이전에 제가 사서 쓰고 한 장 남아 있는 걸 찍은 것입니다.
대나무 행주는 주로 중국산이더라구요.
저만 그럴까요?
지금 우리는 아마 독일분들은 놀라시겠지만 설거지통에 물을 받아서 하는 게 아니라 수돗물을 털어놓고 씻지요.
수세미를 처음 쓰시는 분들은 먼저 식용유나 참기름 같은 가벼운 기름그릇을 씻어 보세요.
흐르는 물에 기름기를 내보내는 느낌으로 몇 번 문질러야 할 거예요.
그러면 기름기가 싹 없어집니다.
야채무침, 전, 소고기 로스구이 등을 담거나 무침했을 때의 그릇까진 이 수세미로 깨끗이 씻어지구요.
돼지고기 기름은 식으면 엉기니까 따뜻한 물로 헹구고 조리할 때 나온 야채나 과일껍질(아니면 휴지)로 한 번 닦아내고나서
이 수세미로 씻으면 기름기가 싹 사라집니다.
이렇게 해서 전 기름이 잔뜩 묻은 후라이팬 같은 것 말고는 세제를 쓰지 않습니다.
사실 깔끔 떠느라 미끌거리는 걸 못 참기 때문에 뽀드득 소리가 나야 하는데 그런 별난 제가 찝찝함을 못 느끼게 기름기가 제거되니까 한 번 해보세요.
조금씩 흐르는 수돗물에 기름기있는 유리그릇이나 도자기 그릇을 이 수세미로 면 따라 싹싹 문지르고 나서 그릇에 물을 받아 옆으로 보세요.
기름기가 하나도 안 뜨는 걸 볼 수 있을 거예요.
세제를 안 쓰니 시간도 빠르고 물도 적게 쓰게 되지요.
나물무침을 손으로 하고 나서 저 수세미로 손을 문질러도 기름기가 싹 가셔져서 비닐장갑을 쓸 필요도 없습니다.
더구나 신기한 건 그 기름기가 수세미에는 하나도 묻지를 않아요. 김치국물같은 색깔도 배이질 않구요.
한동안 뜨개질 수세미가 친환경수세미로 쓰였지만 세제를 안 쓰면 기름이 수세미에 들어붙어서 불편했지요.
저흰 아침에 달걀 후라이를 하나씩 먹는데 그러고나면 접시는 물론 식사 때 사용한 컵에도 그 비린내가 남게 되어요.
그런데 이 수세미로 설거지 하고 나면 컵에도 냄새가 남지 않습니다.
또 이 수세미는 거의 닳지를 않아서 오래 쓸 수도 있고 게다가 미세플라스틱이 바다로 가는 걸 줄여주지요.
식구가 적다면 기름기 있는 그릇들은 겹치게 놓지 않는 것도 한 방법이지요.
겹치면 그릇 뒷면에도 기름이 묻어 그 부분도 힘주어 닦아야 하니요.
지나간 이야기지만....
오래 전 아파트에서 암웨이 판매 설명회가 있었는데 거기 갔다가 바뀐 게 있지요.
흔히 쓰는 퐁퐁으로 닦아낸 접시와 암웨이 세제로 닦아낸 접시를 흐르는 물에 잠시 헹구었다가 보여주는데
암웨이는 싹 없어지는데 퐁퐁은 그냥 남아 있는, 아마도 적당히 속임수를 쓰는 판매 전략이었을 것입니다.
퐁퐁으로 씻어 흐르는 물에 잠깐 헹구는 방식으로 저도 설거지를 하고 있었는데 세제가 남아있는 걸 본 충격이 엄청 컸지요.
게다가 과학샘인 친구가 “전신에 비누칠을 하고 샤워기 밑에 가만히 서 있어 봐.
손으로 안 문지르고 있으면 그 비누기가 얼마나 있어야 사라지겠어?“ 라는 거예요.
그 두 가지 때문에 퐁퐁수세미 따로 헹굼수세미 따로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도자기를 하면서 도자기를 세제로 씻는 게 불편해졌구요.
도자기엔 구멍이 있지요. 특히 공방 같은 곳에서 구운 것은 판매용 공장그릇보다 저온에서 굽다보니 더 크지요.
도자기 그릇에 구멍이 있다면 독일식으로 설거지해서 거기에다 뜨거운 국을 담으면
결국 퐁퐁이 스며나와 누군가가 말했듯이 ‘퐁퐁국’이 될 수 밖에 없지요.
그래서 가능하면 만든 도자기 그릇은 기름기가 많은 음식을 담지 않거나
부득이 세제로 씻더라도 엄청 신경을 쓰곤 했지요.
그런데 지금은 저 수세미를 사용하면서 세제를 거의 쓰지 않습니다.
희호재 부엌입니다.
수도꼭지에 걸쳐둔 게 제가 말한 대나무 행주(수세미)입니다.
꽤 오래 썼는데도 음식물 색도 배이질 않고 아직 생생합니다.
줄이고줄여도 설명을 하려니 이렇게나 말이 길어졌지요?
건강에도 지구에도 좋은 방법이어요.
불편한 듯 하지만 익숙해지면 편한 방법이니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어제밤 이 글 준비하고 있는 제 옆에서 우리 얄진이가 이러고 있었지요.
넘 재미없는 글이라서 이렇게 덧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