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재들꽃 카페 초하루꽃편지

바람재들꽃 8월의 꽃편지 - 빙수 만드는 방법

가 을 하늘 2018. 8. 8. 15:49

8월입니다.

말할 수 없이 무더운 날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재작년까진 에어컨이 없이 살았지요.

그런데 올해는 에어컨이 없다면 어떻게 살까 하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에어컨 없이 정말 작고 더운 방에 사는 사람들도 많고 옥외작업을 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어떻게 이 여름을 견뎌낼지요.

땀 흘리고 물 뒤집어 쓰고 선풍기 틀어 나름 억지로 견디려고 애쓰는데 

출사를 나가 오전 내내 장에서 카메라 들고 더위를 먹고 온 남편은 자꾸만 에어컨을 켭니다.


펌프질해 길어올린 물로 등목을 해주며 더위와 싸웠던 시대에는 지구가 건강했을텐데

내가 쐬는 에어컨 바람은 지구를 자꾸 괴롭혀 악순환을 만들어 내니 은근 걱정입니다.


더위를 어떻게 견디시나요?

물 뒤집어 쓰는 것 말고 제가 여름을 견디는 한 방법은 이것입니다.







자칭 맛있고 영양 가득한 희호재의 가을하늘표 빙수입니다.


한 더위엔 늘 재료를 준비해 두었다가 식구들과 해먹고, 희호재에 들러시는 분들에겐 꼭 대접을 합니다.

아주 가끔 대문 앞 밭에서 일하시는 동네분들과 같이 먹기도 하지요.


정작 아들이 어릴 땐 빙수를 해먹지도 잘 사먹지도 않았지요.

얼음과 설탕에 절인 과일과 수입산 단팥, 게다가 진공도 냉동도 아닌 채로 몇 달이나 유통되는 찹쌀떡 조각 등....

제과점 빙수는 또 어떻구요? 설탕 덩어리인 통조림 과일에 씨리얼까지 넣어서 시원하기보다 텁텁한 빙수도 많지요.

그런데 십여 년 전 작은 모임에서 수녀님이 만들어 주신 빙수를 먹고는 그때부터 여름이면 빙수를 해먹게 되었습니다.

수녀님의 방법을 조금 업그레이드한 희호재 빙수의 비결을 알려 드립니다.


1. 물 대신 우유를 얼립니다. (요즘은 이렇게 많이들 하지요.)

요런 얼음통에 우유를 부어 꽁꽁 얼면 비닐봉지에 옮겨 담아 냉동실에 보관해 놓지요.

이렇게 담아 둔 한 봉지의 우유는 빙수 서너 그릇을 만드는 양이 됩니다.

(우유는 꽁꽁 얼면 얼음통에서 쉽게 안 빠져 나오지요. 조금 녹아서 꺼내어 빙수기에 갈면 또 너무 빨리 녹아 버리구요.

그래서 얼면 미리 비닐봉지에 서너 그릇 양으로 나누어 냉동실에 넣어두면 만들 때 훨씬 편합니다.) 


우유를 갈 때 마지막에 얼음 몇 개 정도 갈아 같이 넣으면 우유 덩어리도 남지 않고 빙수는 더 시원해지지요.



2. 맛있는 빙수의 두 번째 비법은 단팥입니다.

집에서 만들어도 보았는데 맛내기가 쉽지 않아요. 대신 전 특별한 단팥을 삽니다.

판매되는 단팥은 대개 수입팥을 쓰는데 제가 아는 한은 딱 하나 '복음자리'표 단팥은 국산팥을 쓰고 단맛도 적당하지요.

전 처음에 수녀님들이 만들어서 파는 것으로 알고 샀었지만

이 글을 쓰면서 보니 '복음자리'표 쨈이나 단팥 등이 나오기까지의 가슴 뭉클한 이야기들도 인터넷에 있었습니다.



대신 가격이 일반 다른 제품들보다 세 배 정도 비쌉니다.   

빙수 한 그릇에 밥숟가락 하나 정도면 충분하니까 850g 한 통 사면 빙수 20 그릇 이상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비싸서 그런지 작은 마트에는 없고 대형 마트나 인터넷에서 살 수 있지요.


3. 빙수에 어울리는 생과일은 뭐니뭐니 해도 여름과일인 방울토마토와 수박입니다. 두 가지만으로도 충분하지요.

맛갈스럽게 만들기 위해서 저는 블루베리가 나올 때 조금 냉동시켜 놓고는 몇 개씩 넣습니다.

그리고 바나나, 살구, 자두도 어울리지만, 사과와 복숭아는 이상하게도 어울리지 않습니다. 

방울토마토를 8등분 할 정도니 과일은 아주 잘게 썰지요. 제 방식은요. ㅎ


4. 우유 얼려 간 것과 단팥, 그리고 생과일 위에 얹는 것은 깨와 땅콩 간 것, 그리고 오미자즙입니다. 그러면 끝입니다.


* ^^  예쁜 빙수를 만들려면 우유 먼저 갈아서 담고 그 위에 과일과 나머지를....

안 예쁘게 해도 되면 우유가 덜 녹게 하기 위해 과일과 나머지를 다 담아놓고 맨 나중에 우유를 갈아서 얹지요.



ㅎ 요렇게요.



중간중간 만드는 과정의 사진들은 제가 찍었지만

색깔 예쁜 사진들은 7월 중순 한더위가 막 시작하는 날 희호재에 오신 분들이 찍은 사진들입니다.


요즘엔 설빙이니 눈꽃빙수니 해서 우유를 얼려 만든 빙수들이 많이 상품화 되었지만

많은 곳이 우유 대신 우유맛을 내는 밀크파우더를 쓴다고 하니 더운 날 식구들과 함께 직접 만들어 드셔 보세요.

(에이, 다 아는데....   하시면서 웃고들 계실까요? ㅎ)


여름날에 희호재에 오시는 분들에게처럼 바람재 가족 모두에게도 마음으로 가을하늘표 빙수 한 그릇씩을 대접합니다.

맛있게 드시고 더운 여름을 건강하고 재미나게 이겨내시길 바랍니다.


2018년 8월 초하루에            가을하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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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사진들은 지난 한 달 동안 우리 카페의 '우리풀 우리나무방'에 올라온 사진들 중에서  고른 사진들을

카페에 올라온 날짜순으로 올린 것입니다.

그리고 제가 사정이 있어 7/23 이후 올린 사진들은 초하루편지에 담지를 못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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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향풀 / 주이 님 (7/1)



끈끈이주걱 / 금성 님 (7/2)


꿀풀 / 수워니 님 (7/3)


하늘타리 / 여행나라 님 (7/5)


숙은노루오줌 / 수워니 님 (7/6)


노루발 / 수워니 님 (7/6)

황근 / 제주큰동산 님 (7/9)


백련 / 수워니 님 (7/9)


딱총나무 / 젬마 님 (7/10)


병아리풀 / 파란하늘꿈 님 (7/12)


하늘말나리 / 수워니 님 (7/16)


솔나리 / 수워니 님 (7/18)


통보리사초 / 어진내 님 (7/23)


쥐똥나무 / 어진내 님 (7/23)


동자꽃 / 수워니 님 (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