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여행,함께하기

봉하마을을 다녀오다.

가 을 하늘 2014. 9. 1. 23:14

행복한 사람의 옆에만 있어도 행복해진다.

8월의 끝자락이 행복한 건 9월이 다가오기 때문이 아닐까..... (라디오에서 며칠 전에 들은 말이다.)

 

그 8월의 끝자락에 봉하마을을 다녀오다.

돌아가시고 나서 한 번 다녀왔지만 올해가 돌아가신 지 5주기가 되는 해이고 이러저러해서 가보고 싶었다.

 

봉하마을은 5월에는 노무현 대통령의 추도식이 열리고

생신 즈음인 8월말엔 해마다 음악회가 열린다.

8월의 마지막 토요일....

음악회는 오후 7시부터이지만 12시 전에 출발하여 3시쯤 도착하다.

 

봉하는 온통 노란빛이다.

노란풍선,  노란 바람개비, 노란 펼침막과 안내판, 자원봉사자들의 노란색 티셔츠와 조끼, 노란 스카프....

 

 

 

입구에서 나눠주는 노란색 생신 축하떡도 먹고 사진도 찍고 생가도 둘러보고.....

 

 

 

고향에서 평화로이 살고 계셨으면 언젠가는 가서 뵙고 싶었던 모습을 사진 속에서 보다....

 

 

 

지난 번 갔을 때는 아직 조성되지 않았던 묘역과 그리고 부엉이 바위.....  그 앞에 서니 새삼 마음이 아프다 .....

 

 

묘역 주변의 바닥돌을 찍었는데 돌아와 사진 정리를 하다보니 여기 바로 위에 김헌택..... 샘 이름을 발견하다.

동명이인인지 궁금하여 샘에게 카톡으로 보내 드렸더니 본인은 가서 아무리 찾아도 못 찾았는데 고맙다고.... 

 

 

내 마음 속 대통령....   이렇게 말하고 싶은 또 한 사람의 이름을 발견하여 인사하다.

 

 

 

 

 

 

 

 

음악회에는 노사모 밴드, 조관우, 장필순, 이한철, 루이스 초이, 자전거 탄 풍경 등이 나오다.

일부는 공연 전에 찍은 사진이기도 하다.  

음악회는 크게 특별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노무현 시민학교 교장인 유정아씨가 사회를 깔끔하게 잘 보았다.

그리고 공연 중간에 유시민씨가 나와 예의 그 명쾌하고 유쾌한 이야기를 사회자와 주고받다.

 

우리 모두 그 분의 말씀처럼 깨어있는 시민이 되자고, 깨어 있되 따뜻함을 가지고 깨어 있자고....

그리고 모두 정치를 하자고(적어도 정치에 관심을 가지자는 뜻?) 말하다.

 

9시 넘어 공연이 끝나고 장터 마당에서 봉하 들에서 생산한 우리밀로 만든 맛있는 만두와 연잎밥을 먹고

느릿느릿 나오니 논 사이길에 빽빽이 세워진 차들이 다 빠져 나가고

시동 걸기 전 저 멀리 뒤에선 함성과 함께 불 붙인 작은 등들이 하늘로 올라 돌아가는 우리를 배웅해 주었다.

 

세상이 거꾸로 돌아가는 것 같아 마음 아프고 외로울 때면 그냥 이곳을 오면 위로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적어도 오늘 하루만큼은 봉하는 해방구라고,

같은 것을 지향하고, 같은 것을 그리워하는 이들이 모여 아프고 아쉬운 맘으로 또한 희망을 나누는 곳임을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