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호재 이야기

얄진이보다 쪼매 더 높이 올라갔지요?

가 을 하늘 2014. 8. 28. 23:12

 

'전천후 노가다' - 들어 보셨나요?

희호재 마당에서 ㄴㅁㄲ이 하는 일이 무지 다양합니다.

그러다 쫌 힘든 일을 하고나면 스스로도 기특한지 ㄴㅁㄲ은 말하지요.

전생에 '전천후 노가다'가 아니었을까나..... 라구요.

 

그저께 간단하게지만 이사 온 지 7년째에 처음으로 기와 손을 보았습니다.

처마 끝마다 수십, 수백 마리의 참새들이 드나들기를 여러 해 하다보니 

(이 녀석들이 집을 짓는지, 아니면 비만 피하는지....는 솜씨님의 따님인 새 박사님에게 물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처마 끝이나 기와 막새 부분쪽의 황토흙이 부서져 흘러 내릴 때가 자주 있지요.

그러니 그 위의 기와들이 조금씩 움직여 막새 부분이 삐뚤빼뚤, 비가 샐까 염려되어 ㄴㅁㄲ이 지붕 위를 올라 갔습니다.

 

LED 등을 달 때도 미리 샀으면 좋았을 높은 사다리도 하나 샀지요.

황토흙을 개어놓고 바께스에 묶은 노끈을 어깨에 감고는 사다리를 잡으라 하고서는 올라갔습니다.

바께스가 내려 올 때마다 흙을 이렇게 뭉쳐 세 개씩 담아주면 당겨 올려 막새 밑에 흙을 보충하곤 다시 막새를 붙이고.....

 

 

 

 

 

급한 대로 손을 보고 내려온 ㄴㅁㄲ 왈....

지붕의 경사도가 생각보다 가팔라서 미끄러질 수도 있겠다고... 

일당 얼마 짜리냐고? 물었더니 기와쟁이가 한 번 기와에 올라가면 삼십마넌은 기본이라고.....

 

풍광과 운치를 한껏 누리며 살다가

더 나이 먹으면 (허리 아파 풀 뽑기도 어렵고, 지붕에도 올라갈 수 없다면.....)

미련없이 이 집을 팔아야겠구나! 라고 한 번 더 생각했습니다. 혼자서....

 

 

현판 위에 앉은 새를 잡으러 한지창 꼭대기까지 오르내리던 얄진이는 지금 환자입니다.

그저께 가끔씩 희호재 마당을 넘보는 덩치 큰 고양이랑 눈깜짝할 사이에 괴성을 지르며 한 판 붙더니 다쳤나 봅니다.

오른쪽 앞다리를 크게 물렸는지 들고 다니며 저리 누워 있더니 오늘은 훨 나아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