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과 장독대, 접시꽃
일요일 오후 시간, 마당에서 열심히 일을 할 시간인데 비가 와서 실내에서 놀다가 찍었습니다.
ㄴㅁㄲ이 땀 흘리며 열심히 농사 지은 그 많은 배추를 오며가며 들르는 사람들에게 다 나누어 주고
남은 몇 포기도 장마 속에서 짓무르고 있는 게 아까워
큰 맘(?) 먹고 다듬어 소금을 치고, 양념을 준비해 놓고는.....
나가수를 돈 주고 보는 쿡이 아닌 제 시간에 제대로 보았지요.
YB 노래는 너무나 즐겁고, 장혜진의 노래는 간절하고 아름답기 그지없고, 조관우 노래엔 왠지 눈물 찔끔거리면서....
마지막 옥주현의 노래를 듣고 있는데
갑자기 빗소리가 너무나 커져 내다보니 처마 끝에서 커다란 낙숫물이 쏟아지고 마당엔 장대비가......
그 사이로 주말에 ㅈㄱㄴ님 일당(?)이 오신다고 잔디를 이발시킨 우리집 마당이 너무 예뻐서
나가수 등수를 발표하기 전 짧은 시간에 카메라를 들었습니다.
그리곤 집을 한 바꾸 돌았지요.
그래서 자랑합니다.
거실 창을 열고 내다보며 예쁜 블랙아이즈를 배경으로 낙숫물을 찍으려고 했는데 낙숫물은 카메라 속에서 어디로 가버리고...
2년 전 풍기의 인견가게 골목을 돌아다니다가 너무 이쁜 분홍색 접시꽃에 반해 씨앗을 따와서 심었는데
빨간색 접시꽃 옆에서 뜸 들이던 녀석이 이제 피기 시작했습니다.
무궁화처럼 접시꽃도 얼마나 다양한지요.
주름진 아기치마같은 분홍빛 접시꽃 모양이 참 이쁜데
비 속에서, 그리고 션찮은 솜씨 탓에 이렇게 밖에 담질 못 했습니다.
ㅈㄱㄴ님이 칭찬하셨지요.
이사온 지 4년째인데 이렇게 가꾸다니 하구요....
놀러 오신 분들이 마당 구석구석을 다 돌아보며 주인의 손길들을 제대로 보아 주는 것보다 더 큰 선물은 아마도 없을 걸요.
늘 장독대가 비어 있어 오시는 분들이 한 마디씩 하셨는데,
어머님 수고(이웃의 이사 가시는 분들에게서 이리저리 인심 쓰셔서 얻어 놓으신 덕분)로 장독대 안에 제법 독들이 들어 앉았지요.
앞집 오래 된 한옥과 장독대가 이렇게 어우러졌습니다.
담 주도 장마비는 계속된다 하지요.
모두들 별탈없이 또 건강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