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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터키 여행 4 - 이스탄불

가 을 하늘 2010. 2. 18. 01:20

<마지막 여행기입니다. 오늘은 꼭 끝내려고 합니다.>

 

데린구유의 지하도시가 속해 있는 카파도키아를 떠나 터키 제1의 도시인 이스탄불로 가다.

이 이동거리 또한 만만치 않다. 도중에 수도인 앙카라에서 하루밤을 묶지만 버스 타는 시간은 다시 거의 10시간쯤 된다.

아득한 이 넓은 땅이 참 부러웠는데 어느 순간 '이 나라는 전국체전을 하면 이동하는 것이 장난이 아니겠다'는 생각을 하다.

  

 

이 션찮은 사진은 아시아와 유럽을 나누는 현장을 담았다.

우리가 탄 버스는 지금 아시아 땅에 있고, 차가 가는 방향 바로 앞에 있는 다리를 건너 멀리 보이는 빌딩들은 모두 유럽땅에 있다.

아시아와 유럽은 아래 사진에 보이는 보스포루스 해협을 경계로 나뉘어진다. 이 해협이 흑해와 지중해(에게해)를 이어주는 것이다.

                                                                                                                         

 

이스탄불은 우리에겐 비잔틴 제국의 수도 콘스탄티노플이란 이름으로 더 익숙하다.

이스탄불의 도시 중간으로 보스포루스 해협이 지나간다. 즉 이스탄불의 절반은 아시아쪽에 있고, 절반은 유럽쪽에 있다.

유럽쪽에 있는 이스탄불을 가지는 대신 터키는 그리스와의 사이에 있는 섬들을 거의 몽땅 그리스에 넘겨 주었다고 한다.

그 덕분으로 터키는 유럽연합에 들어가려고 하지만, 정작은 유럽연합에서 반기지 않는다고 하니...

 

이스탄불에서 가장 중요한 유적지는 오스만 제국의 화려했던 역사를 보여주는 톱카피 궁전과

이스탄불의 구시가지의 광장에서 서로 마주보고 서있는 아야 소피아 박물관과 블루 모스크이다.

 

 

톱카피 궁전은 오스만 제국의 술탄(왕)들이 살았던 곳으로, 그들이 누렸던 온갖 화려한 생활의 자취와 유물들, 그리고 주변 국가들로부터 받은 진귀한 보물들을 방마다 전시하고 있다.

6666개의 다이아몬드가 박힌 보석과 모세의 지팡이도 있었지만 나는 나무들이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정갈한 톱카피 궁전의 제1, 제2...의 정원들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아흐만 3세의 도서관> 앞의 평화로운 모습....

 

 

블루 모스크의 모습이다. 

오스만 제국은 이 지역을 정복한 후 맞은편에 먼저 서 있던 웅장하고 아름다운 아야 소피아 성당을 모스크(이슬람 사원)으로 바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 스스로 만든 더 큰 모스크를 가지고 싶어서 이 블루 모스크를 만들었다고 한다.

<블루 모스크>라 불리게 된 이유는 아래 사진에서 보듯이 내부 장식에 푸른 빛깔이 많이 들어가서였다고 한다.

 

 

 

블루 모스크 안의 한쪽면으로는 기도하는 여인들이 있었다.

 

톱카피 궁전의 마당에서.... 보라색 모자를 쓴 소녀가 아주 어린 꼬맹이를 안고는 옆의 두 녀석과 노는 표정이 너무나 이뻤다.

 

 이집트에서 가져온 오벨리스크가 전차 경기장으로 쓰였던 히포드롬 광장에 서 있었다.

4년 전 이탈리아 로마의 어느 광장에서 보았던 오벨리스크처럼... 어떻게 저것을 옮겼을까?

 

 

이스탄불은 <그랜드 바자르>가 유명하다. 이곳은 유럽과 실크로드를 연결해 주는 오래된 시장이다.

바자회란 말이 여기에서 나왔다고 누군가가 말했는데 확인은 하지 않았다. 수천 개의 가게들이 들어서 있는 뚜껑있는 거대한 시장이다.

작은 가게들에 붙어있는 <번호>를 보지 않으면 아마도 한 번 들어가서 다시 제자리로 나올 수 있는 방향 감각을 지닌 사람은 드물 것이다.

온갖 가게 중에서도 장식용 조명등 가게가 가장 아름다웠다.

 

 

 

 

 

블루 모스크와 마주하고 서있는, 전 세계 성당의 모델이 되었다는 아야 소피아 성당(지금은 박물관) 앞에서 두 모델이 이쁜 모습을 취해 주었다. 사진사는 션찮은데 여행 내내 나의 모델들은 웃으며 이쁜 포즈를 잡아 주었다.

  

아야 소피아 (성 소피아) 성당은 규모와 내부 구조에서 어마어마하다.

그런데 오스만 투르크에게 점령 당한 후엔 내부 벽면의 화려한 성화 위에 회칠을 하고 이슬람교의 아라베스크 문양들이 그려졌다. 

그러했기 때문에 오늘날 박물관으로 쓰이는 이 건물 안에 들어가면 기독교와 이슬람교가 마치 공존하는 느낌을 준다.

아래 성모마리아상이 보이는 곳은 회칠을 벗겨낸 부분이며, 아라베스크 문양이 보이는 부분은 회칠을 그냥 둔 곳이다.

 

 

 

 

예수님과 그 양쪽으로....  사람의 손이 닿는 부분은 다 떼어가고 윗부분만 남아 있다.  

 

 

성 소피아 박물관 안의 회랑에서 맞은편 회랑을 찍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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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는 적어도 세 가지 면에서 우리나라보다 행복할 것 같다. 각자의 가치관에 따라 다르겠지만....

땅이 넓다는 것(좁은 게 좋을 때도 있겠지.), 아직 우리나라보다 조금 더 가난하다는 것(?), 그리고 국민의 98%가 '터키의 아버지'라 부르며 존경하는 초대 대통령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여행 내내 사진기 앞에 얼굴을 들이대면서 '난 소중하니까'를 외쳤다.

그리고 차를 많이 타서 알찬 여행이라기보다는 '숨찬 여행'이었다는 이야길 하며 깔깔 대었다.

 

같이 다니는 사람들이 있고, 나를 한걸음 비껴 바라볼 수 있고, 낯선 이국적인 풍광이 있어 여행은 즐겁다.

그 즐거움을 가질 수 있는 여건이 됨을 감사하다. 순간순간을 즐기되 옆을 돌아볼 수 있기를 기도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