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렛꽃이 피다 - 2009년 5월 18일
마가렛 꽃이 이쁘게 피다.
지지난 주말에 봉오리가 맺히기 시작하더니 2박3일 수학여행을 다녀오니 곱게도 피어 있다.
( 수학여행 - 교사와 학생 합쳐 25명의 작은 식구들이 에버랜드를 거쳐, 비 오는 날의 창덕궁을 걷고 저녁엔 잠실 야구장에서 야구 구경을 하다. 9회말에서 8점이나 점수가 나는 기록적인 경기를 눈앞에서 보다. 그리곤 여관으로 들어가니 11시 40분....
아이들도 그러하지만 내게도 따뜻하고 즐거운 수학여행이었다. )
마가렛꽃에 대해서 비단옷님이 뭐라고 했더라....
예쁘고, 상큼하고 , 깨끗하고 .....
딱 5월에 피는 가을꽃이다.
어디서 보았는지, 본 적이 있는지도 모르지만 꽃을 본 순간 '데이지꽃'같다는 생각을 하다.
이 꽃이 이쁜 이유는 하나 더 있다.
이 녀석은 지난 해 우리집 마당에 살았던 꽃들 중 손 안 대고 그냥 그대로 그 자리에서 올라온 유일한 꽃이다.
그것도 지난 해는 늦게 옮겨 꽃을 못 보았었다.
마당의 흙 높이가 몇 번이나 바뀌는(돋우는) 바람에 제자리에서 살아남은 녀석이 거의 없다.
해당화도 그 사이 피고지고 있다.
지난 겨울을 힘겹게 지낸 붉은병꽃나무는 위쪽이 얼고 일부만 살아 새살이 돋은 관계로 여직 키가 작지만 꽃은 피웠다.
초파일에 봉암사 갔을 때 입구에 병꽃나무 군락을 이루어 한창 피어 있었는데 이 녀석들은 늦다.
옮겨와서 아직 싹을 틔우지 않고 있는 배롱나무 옆에서 불두화도 여리지만 탐스러운 꽃을 피웠다.
'무식이 용감'하다고 4월말에 꽃씨를 불리지도 않은 채 아마도 10cm는 족히 되게 마치 나무를 심듯이 깊이 집어 넣었다.
그래서 아직도 제자리에서 올라오는 새싹이 거의 없다.
그래서 지지난 주말에 남은 꽃씨들을 밤사이 꽃밭 한 귀퉁이로 집단 투하하다.
싹이 나면 옮기는 것이 여기저기 어디에 뿌린지도 모르는 것보다 나을 것 같아서....
그리곤 우연히 알게 된 사이트에서 '디기탈리스, 안개꽃 로제, 물망초, 블루 플랙스 등 몇 가지 씨앗을 구하여 어제 오후에 뿌리다.
먼저 얕게 뿌린 곳에서 새싹들이 줄지어 나오는 걸 보니 즐겁다.
남천 10그루를 추가로 구입하고, 앞집과의 사이에 놓인 돌담 밑으로 황매화 10그루를 사서 심다.
또 대문 앞에 옥잠화 15 포기를 구입하여 심다.
토요일 비를 맞으며 심었더니 모두들 쌩쌩하다.
며칠 전 ㅎ이 랑이 집을 완성하다. 할 일이 많은 고로 단이집처럼은 아니고 적은 시간으로 쉽게 만들었다.
그리고 비오는 날에도 우리를 하염없이 바라 보느라 비를 고스란히 맞는 단이 녀석 때문에 비 안 맞는 차고 안으로 단이 집을 옮기다.
바쁘지만 참 단순한 한 주였다.
삼일 집 비우고, 나머지 4일은 학교 갔다와서 마당에서 나무 심고, 씨 뿌리고, 잔디 사이 풀 뽑고,
띄엄띄엄 마음대로 올라오는 꽃 모종들을 모으고,
비 내리고 파릇파릇해지는 생명체들을 보니 자연이 이들을 키우는 것이 눈으로 보여 기쁘다.